공주가 연못가에서 공을 갖고 놀다가 잘못하여 공을 연못에 빠뜨렸습니다. 공을 꺼낼 수 없어서 공주는 연못가에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풀 섶에서 개구리가 한 마리 뛰어나와 공주에게 공을 꺼내주면 자기에게 뽀뽀해주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공주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개구리가 공을 꺼내주었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개구리가 너무 징그러워 뽀뽀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개구리가 공주에게 뽀뽀를 자꾸 조르자 공주는 귀찮아서 개구리를 집어던졌고 개구리는 많이 다쳐서 죽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공주는 후회하고 진심으로 개구리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죽어 가는 개구리에게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개구리는 ‘펑’하면서 왕자로 변하였고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개구리왕자 동화를 보면서 많은 심리학자들이 ‘모든 사람은 왕자와 공주로 태어나서 개구리로 길러진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누구든지 지금 겉으로 보기에는 개구리처럼 징그럽다고 할 지라도 사실은 왕자와 공주이며 개구리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나쁜 주문에 걸려 그렇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후천적으로 걸리게 된 나쁜 주문은 다른 사람의 진심 어린 배려와 사랑을 받는다면 풀리게 되어서 다시 왕자와 공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왕자와 공주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금씩 개구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개구리 같은 모습 때문에 그 사람의 원래 모습인 왕자와 공주의 가치를 못 보고 지나치게 되고,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나의 개구리 같은 모습에 몹시 괴로워하고 스스로 많은 것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우리 청소년들 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집을 나와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가출청소년이지요. 그들 중에는 가출이 아니라 탈출을 해야만 했던 친구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한 친구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로부터 ‘너는 개구리야’ 라는 반응과 말에 너무 익숙해 있으며 스스로를 개구리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가치나 가능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구리 같다는 생각은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려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해 인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그대로 이해 받을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걸려있는 개구리 주문이 풀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현실적인 도움들과 정책들과 함께 이러한 배려와 사랑이 그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우리의 사랑과 배려로 우리 가출 청소년들에게 걸려있는 모든 나쁜 주문들이 풀려져 나가고 애초에 하나님께서 지어주신 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행복감을, 그 평안함을 모든 친구들이 맛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윤현영(대전광역시 청소년쉼터 소장, 한남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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