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태도와 반응이 또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시대가 무엇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이 일어나고 있고,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시장을 이해하고, 마케팅의 새로운 조류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이다.

소비자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진화한다는 것은 어떤 특징적인 것에 대해 맹목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기본 속성 외에 수많은 추가적 기능에도 주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에어컨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제품의 기본 속성인 가격, 품질 외에 추가적인 기능인 살균력, 공기 청정 기능 등의 사소한 사실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가격(price)이나 품질(quality)만이 중요했던 시기에서, 판매(sales networking)와 기업 이미지(image creation)의 시대를 지나 브랜드(brand)와 체험마케팅 시대로 접어드는 마케팅의 발달 과정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단계별 마케팅 전략들은 어느 하나의 전략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누적 효과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전략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강조된다. 말하자면 현대 사회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전략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2000년대 이후 마케팅의 화두를 ‘experience’와 ‘interest’로 보고 있다. 즉 경험 또는 체험, 그리고 관심이 중요시되는 마케팅의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으며, 고객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마케팅 기법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조류를 설명해주는 속성들은 「관심-커뮤니티-경험-몰입」이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SocialMarketing, 즉 소비자와 사회와의 관계를 생각하는 마케팅에서 출발하여, 소비자의 관심(consumer interests)을 중요시하고 브랜드(brand)를 통한 자기 동일시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관계(relationship)를 고민하면서 숙성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브랜드를 내세워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의 관계를 통한 마케팅의 기획을 핵심 요소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들이 주로 공략했던 부분은 브랜드명이나 상품의 정보, 이미지 등을 전달했던 인지적인 과정이다. ‘합리적인 설득’이 목적이 되었던 이러한 기법들은 주어지는 메세지에 대해 소비자들은 항상 주목하게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전통적인 마케팅의 기법이 새롭고 다양하게 진화하게 된다.

첫째는 마케팅적인 요인인데, 현재의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전략은 여러 가지 수단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이점이 있으나,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미디어의 상황을 통해 보면, 4대 매체 중심의 미디어는 극심한 혼잡상황(clutter) 현상을 낳게 도어 소비자를 향해 보내는 메세지가 중간에 유실, 왜곡되어 소비자에게 도달하게 된다.

셋째는 브랜드의 증가와 글로벌화, 대형화 등으로 경쟁상황이 다각화되어 소비자 혼란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원인은 ‘소비자’에게로 귀결된다. 현대 사회의 신조류 마케팅은 소비자와의 접점이 약화되는 것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으며,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 갖가지 채널을 활용하고 정서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활동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신조류 마케팅은 우선 관계 마케팅(Social Relations)의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를 가깝게 하려는 관계 마케팅을 실행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동원하는데, 모두 소비자와의 깊은 관계를 구축하면서 브랜드에 관련된 ‘체험’을 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CRM 마케팅, 원투원 마케팅, 커뮤니티 마케팅, 감성마케팅 등은 바로 그러한 체험과 관계의 속성을 띤 마케팅의 신조류들이다.

둘째는 그룹 마케팅의 형태이다. 매니아 마케팅, 지역 마케팅, 귀속 마케팅, 스타 마케팅, 귀족 마케팅 등이 바로 이러한 그룹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는 모두 자신이 속한 그룹의 속성을 같은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소비자들로 간주하고, 그 그룹을 소규모의 Community로 묶어 구성원들에게는 귀속감과 동질감을 통해 소비자들의 정체성(Identity)를 지속적으로 부여해나가는 방법이다.

셋째는 현대 미디어의 혼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돌출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게릴라 마케팅, 티저(Teaser) 마케팅, 거리 마케팅은 물론이고 요즘은 거리 전체를 제품의 이미지 및 상징으로 포위하는 앰비언트(ambient) 마케팅까지 성행하고 있다.

그외 다양한 기법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러한 신조류 마케팅 기법들은 시장에서 아주 작은 포인트로부터 시작해서, 향후 시장의 돌풍으로 몰고 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중요한 시장의 단초이다. 이 시대의 마케팅 초점은 경험이나 체험, 또는 관심의 강화에 있는 것이며, 위에서 말한 신조류 마케팅은 갖가지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여 소비자들을 자극하며 그러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급속히 변하는 최근 마케팅 환경과 소비자들을 통해서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는 일은 아마도 새롭게 다가오는 마케팅 기법의 흐름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임대기<사회과학대학 겸임교수/제일기획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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