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성폭력을 경험한다. 지하철, 밤늦은 골목길, 학교 앞 변태, 데이트 관계, 사촌오빠 집, 화장실 손거울, 몰래카메라, 사이버 공간, 술집 등등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 상황은 없다.
성폭력은 강간, 윤간, 강도강간 뿐 아니라 성추행, 성희롱, 음란전화, 성기노출, 어린이 성추행, 아내강간 등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말한다. 이러한 성폭력을 일상이게 하는 기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뿌리깊은 가부장제(남성우월주의), 약자(특히 여성)에 대한 억압적인 문화가 성폭력을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은 얌전하고 조신해야 한다는 문화분위기에 억눌려 살아왔다. 여자는 별 수 없다는 사회적 시선, 순결한 여자와 문란한 여자를 분리시키는 남성위주의 관점, 강간은 조금 난폭한 성관계이며, 남성은 성욕을 통제할 수 없다라는 잘못된 통념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의 성적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고, 심지어 폭력을 당해도 숨겨야 하거나,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 성폭력은 권력의 문제다.

성폭력의 유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우 다양하나, 몇 가지 유형으로 추려보면 어린이, 친족 성폭력, 학내, 데이트 성폭력, 직장내, 사이버 성폭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학내 성폭력은 교수, 교사- 학생간, 선배- 후배 혹은 동기간의 성폭력을 들 수 있는데, 특히 대학내 성폭력은 교수와 학생간의 권력 불균형, 남성중심의 공동체 문화 속에서 여성이 일방적으로 그 문화에 따르도록 강요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최근 들어서는 사이버 공간내 성폭력 사건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 특히 채팅으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실제로 만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성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은 피해유형에 따라 다른데, 여기선 성추행을 당했을 때를 가정해서 적절한 대응방안에 대한 제언을 하겠다.

1. 당시 상황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육하원칙으로 기록해둔다. 또한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비롯해서 가해자에게 요구하고 싶은 사항에 대해서도 적어둔다.
2. 심한 성추행의 경우 증거를 보존한 채로(씻거나, 옷을 갈아 입지말고) 산부인과, 외과에 가서 진단서를 청구하고, 치료를 받는다.
3.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가해자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 즉, 개인 사과. 공개 사과. 징계조치. 사법적 해결 여부 등등) 곰곰이 생각한 후 행동한다. 법적 고소기간은 1년이다.
4. 학내 사건인 경우 학교에 설치된 성폭력상담소 혹은 학생생활상담소에 사건을 의뢰하고, 지지 받을 수 있는 선배, 혹은 동기를 찾는다. 총여학생회, 총학생회도 지지자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증인도 확보해두면 좋다.
5. 주위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지원을 요청한다.
6. 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치유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혹은 좋은 사람과의 시간을 갖는다.

김지선<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조직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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