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들은 지금 절대빈곤, 상대적 빈곤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젊은이들은 풍요로운 사회를 구가하고 있는데 반해 그 젊은이를 낳아서 키우고 교육시키느라고 온갖 정열을 다 바쳤던 부모세대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거나 자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생계문제, 건강문제, 주택문제, 소외와 고독, 그리고 무료함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바, 이러한 문제들은 날이 갈수록 심각의 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래서 최근 노인사회에서는 “정부가 노인문제에 대하여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또는 그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등등의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된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사회구조가 산업화되고, 인구이동이 격화되고, 전통적인 생활양식이 붕괴되면 될수록 노인들이 가족구성원에 의해서 생계가 보장되던 농경사회의 가족기능은 약화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회에서는 이미 노령에 도달했거나 질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한 사람들은 국가나 사회가 많은 부분을 책임지지 않을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대응책이 매우 미온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가족해체현상이 심화된 사회에서는 청장년들은 노동에 의해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이미 노령에 도달했거나 질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한 자는 소득의 길이 막혀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을 수 없는바, 우리나라 노인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 본인이 소속한 연구소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및 욕구조사를 한 자료에 의하면 조사대상 노인 중 64.2%가 취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취업을 원하는 배경에는 생계문제와 관련된 긴박한 사정이 개재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자신의 임기 중 50만의 노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공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젊은이들도 취업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오늘의 현실로 보아 이것이 얼마나 실현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노인들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성있는 정책으로는 서구사회 여러 나라에서와 같이 사회보장정책의 강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박재간<한국노인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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