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농촌을 이야기하면서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쌀, 전원생활, 시골길,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 등등이 먼저 생각이 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농촌의 현실은 여러분의 생각과는 다르다. 아니 완전히 뒤바뀐 현실이 지금의 농촌에서는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을 만나면 근심과 걱정으로 이마의 주름살만 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농업만큼 정직한 것은 없고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되돌아오는 것이 농업이라고 말을 했다. 지금은 힘들게 일하고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늘어나는 것은 부채와 병든 몸, 농가부채만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고추농사, 마늘농사 힘들게 해서 수확하면 어느새 값싼 중국산 농산물이 들어와 가격을 폭락시킨다. 그래서 다른 농사를 지으면 이번에는 그 농산물이 수입돼서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럼 농사를 무엇 때문에 짓습니까?"
이런 반문을 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나라에 농업이 없다는 가정을 해보자. 모두가 노동자가 되고, 장사를 한다고 해보자. 쌀, 과일 등 농산물을 숭비해서 먹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과거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우리나라에 밀을 무상으로 원조해줬을 때, 식량난이 극심하여 우리는 무조건 받았지만 이로 인해 우리 농업에 밀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원인이 됐다. 이후에 미국은 당연히 밀에 대해 무상이 아니 유상으로 판매했고, 밀이 없어진 마당에 수입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렇듯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쌀의 경우는 현재 미국산 쌀값이 4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쌀이 없어질 경우 과연 4만원의 가격으로 사서 먹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쌀은 5천년 민족과 함께해온 우리의 먹거리다. 하지만 이 쌀마저 2004년에는 전면 수입 개방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쌀은 포기할 수 없는 민족의 자존심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수입농산물의 안전성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예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오렌지가 농약이 범벅되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농산물이 국내에 수입될 경우 대부분은 배를 통해 유입되고,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 경우에 부패 및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포스트하비스트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이 농약은 재배과정에서 사용하는 것이나 운송과정에서까지 살포되고 있고, 아무리 깨끗이 씻는다고 해도 많은 양이 남아 있게 된다.
이 글을 읽어줄 단국대 학생들에게 우리 농업을 살리고 농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것이다. 요즘 젊은 층의 입맛은 자극적인 패스트푸드로 많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빵 등 밀가루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아침에 밥을 챙겨 먹는 작은 실천이 농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농촌 현장에 가보자. 나는 농촌활동을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20번 정도는 갔다. 처음에는 일이 힘들다는 두려움과 새로운 것에 대한 불안 등이 있었으나 땀을 흘리고 노동의 가치를 알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쌀 한 톨의 소중함과 그 속에 베어 있는 농민의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지금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셋째, 농업·농촌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자. 현재의 농촌은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병원에 가고 싶어도 30분을 나가야만 보건소를 만날 수 있고, 그나마도 없어진 곳도 있다. 교육, 문화 모든 환경이 도시와 비교될 수 없다. 하지만 묵묵히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음에 도시가 있고, 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농업은 뿌리다. 대학에 처음 들어와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 한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국가의 산업을 나무와 비교할 때, 농업은 뿌리고 제조업은 줄기, 서비스업은 꽃과 열매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하셨다. 즉, 꽃이 아무리 예쁘고 줄기가 아무리 튼튼하다 하더라도 뿌리가 없으면 자랄 수가 없는 것이다.
농업의 소중함, 농촌의 가치 등 우리 주위에서 멀어져 가는 이러한 말들을 다시금 고민하는 단국인이 되었으면 한다.
신형호<일반대학원 농업경제학과·졸> 농어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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