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세계인의 찬사답게 그야말로 핸드폰이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심지어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에서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은 이제 핸드폰의 노예(?)가 되다시피 하며 살아간다. 핸드폰의 모양이나 색깔, 가격, 기능도 나이 차 만큼이나 다양하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얼마 전에는 핸드폰을 젊은이들에게 거의 공짜로 나누어 준 적이 있었다.
다만 통신업자는 등록비 수수료나 챙기고 기계는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청소년에 한해 PCS단말기를 공짜로 나눠주었던 것이다.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고 한다. 공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때는 물건을 정말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되나? 하는 의구심이 생길 때가 있다.
PCS 단말기뿐만 아니라 게임기, PC, 전자제품 등 지금도 인터넷상에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초기보급단계의 소프트웨어가 널려있다. 어떠한 경우든 간에 회사라면 으레 파격적인 폭탄세일을 한다 하더라도 손익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공짜로 배포하면서 빈틈없이 주판알을 튕긴 예는 많이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PC용 액션게임인 둠(Doom)은, 시용판은 무료지만 완전판은 유료라고 하는 시스템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PCS의 경우는 이동전화 판매점에서 PCS를 팔 때마다 통신업자로부터 판매장려금을 지급받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생각된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그렇게 전자부품이 빈틈없이 복잡하게 들어있는 기술개발비가 많이 들어간 단말기를 공짜로 줄리는 만무하고 또 적자로 납품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통신업자가 적자를 각오하고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신업자도 충분한 계산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가입시의 계약료나 월 기본료, 통신료로 적자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개발비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싼 값에 팔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보급이 되고 또 성능이 향상되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유료화한다. 즉 초기에는 싸게 제공함으로서 먼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독립적 지위를 확보한 후에 천천히 과실을 따먹는 전략적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가격 속에는 이러한 비밀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 십만 원씩 주고 PCS를 구입한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이 지불한 돈이 지금의 가격인하에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입자는 생각한 수만큼 늘지 않고 한동안 적자로부터 탈출하지 못해 고생한 회사도 많이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완전 무결한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경상대학·경상학부·경제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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