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따라잡기

선물과 옵션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선물과 옵션은 비록 주식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졌지만 주식과 많이 다르다. 또 둘 사이도 상당히 다르다. 우선 先物에 대해서 설명하기로 하자. 한자로 봐서 알 수 있듯이, 膳物(gift 또는 present)이 아님은 분명하다. 영어로는 futures라고 적는다. 선물은 문자 그대로 어느 주식의 미래가격을 예상해서 거래하는 것이다. 반면 옵션(option)은 미래에 어느 주식을 팔거나 사는 선택권을 거래하는 것이다. 옵션가격은 어느 주식의 가격 자체가 아니라 그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가격이다.

그런데 위의 설명을 읽고서 선물과 옵션을 단번에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 통설이므로 사례를 들기로 하자. 만일 어느 주식의 가격이 10만원이 될 것이 확실한데 증권거래소에서 5만원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면, 주식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다. 우선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쉬운 것은 그 주식을 5만원에 사서 나중에 진짜 10만원이 되면 파는 것이다. 그러면 5만원을 투자해서 10만원을 벌었으니 원금 5만원을 제하면 투자수익률은 100%가 된다.
두 번째는 그 주식을 근거로 해서 거래되는 선물을 사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 자신의 주문이 체결된 후 모레까지 돈을 모두 지불해야 하지만 선물의 경우는 다르다. 오만원의 15%인 칠천오백원만 있으면 된다. 만일 그 주식의 가격이 계속 올라서 10만원이 되고, 다행히 10만원의 선물가격으로 팔았다면 칠천오백원이 주머니에서 나가고 10만원이 들어온 것이다. 이 때는 투자수익률이 얼마일까? 아무리 산수를 못하더라도 주식을 사는 것보다 훨씬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알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인 옵션의 경우는 좀 황당하다. 대충 계산해서 5만원짜리 주식의 살 수 있는 선택권인 옵션가격은 천육백원정도이다. 이 가격은 주식이 5만원일 때의 가격이다. 주식 자체의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주식이 10만원으로 오르면 옵션가격은 얼마가 될까? 역시 대강 계산하면 5만원정도 된다. 물론 이것도 주식의 가격이 아니다.
현재 5만원인 주식의 가격이 10만원이 되면 그 주식을 살 수 있는 옵션가격이 5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옵션을 산 후 주식가격이 10만원이 되었을 때 옵션을 다시 판다면 천육백원을 내고 5만원을 버는 것이다. 그러면 투자 수익률면에서 주식의 30배가 넘고, 선물의 2.5배 정도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반드시 콜옵션을 사야한다. 콜옵션은 주가가 오르면 옵션가격도 상승한다. 콜옵션 말고 다른 옵션도 있는데 풋옵션이라 한다. 만일 풋옵션을 사면 어떻게 될까? 실수로 풋옵션을 산다면 당연히 손해를 본다. 왜냐하면 풋옵션 가격은 주가가 오르면 옵션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10만원으로 상승하면 천오백원 정도하던 풋옵션 가격은 거의 0에 가까워진다. 이 경우 풋옵션으로 돈을 벌려면 옵션을 사지 말고 팔아야 한다.
선물과 옵션은 주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이 주식과 상당히 다르다. 그러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선물과 옵션의 가격을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야 한다. 그것은 주식의 가격이다. 선물이나 옵션이나 주식가격이 변하면 따라서 변한다. 선물가격은 거의 같은 방향으로 변하고, 옵션가격은 콜옵션이냐 풋옵션이냐에 따라 같은 방향 또는 반대 방향으로 변한다. 물론 선물과 옵션의 가격을 변하게 하는 것은 주식가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은 이자의 수준은 주식가격 외에 선물·옵션의 가격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만 주식가격의 변화가 선물·옵션의 가격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거론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을 선물·옵션의 기초자산이라고 한다. 또한 주식을 근거로 해서 거래되는 선물·옵션을 주식선물·주식옵션이라고 부른다. 선물과 옵션은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으므로 그 가격이 기초자산으로부터 파생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두 가지를 통틀어 파생상품이라고 말한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차장·
87 법학 졸> choica@k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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