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경 네덜란드에는 기이한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이 튤립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되면서 점차 튤립이 ‘꽃’의로서의 기능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변질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튤립 한 송이를 사기 위하여 집과 각종 자산들을 팔고 또 그 튤립 값은 수백, 수천 백까지 폭등하는 현상까지 일어났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던가. 그 결과는 역시 참담했다. 수백, 수천 배까지 올랐던 그 튤립가격은 다시 처음가격으로 폭락하면서 수많은 파산자들이 발생하였으며 엄청난 후유증까지 네덜란드에 안겨주었다. 이 믿지 못할 사건을 우리는‘ 네덜란드 튤립사건’ 또는 ‘네덜란드 튤립 투기 사건’이라 부른다.

비단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러한 믿기 힘든 광적인 투기 사건들이 야기되어 왔다. 프랑스에서도 ‘미시시피거품’이라 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영국에서도 ‘철도사건’이라 불리는 이러한 광적인 투기 열풍이 있었다. 흔히들 그러한 사건들에 대해 거품현상이니 붐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설명되어지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코스닥 열풍이 불면서 오백원짜리 주가가 수십만원까지 오르고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린 적도 있었다. 역시 그 결과도 비참했다. 그 중 수많은 기업들이 부도, 퇴출이 되었으며 나머지 회사들 또한 원래 가격, 아니 그 이하로 폭락하고 말았다. 50으로 시작한 주가가 한 때 280까지 육박했었지만 지금은 30선에서 머물고 있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여기서 우리는 투자와 투기라는 단어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단어를 뚜렷이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록 사전적 의미로 구분 될 수 있다고 하여도, 실제로 두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확실히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투자와 투기 둘 다 미래 이익을 목적으로 하며 손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어떠한 대상물에 따라 구분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에 의해 구별되어 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하면 ‘튤립’을 사던 ‘코스닥’을 사던 그 행위자가 대상물에 대해 면밀한 분석과 관찰이 따랐다면 그것은 투자이다. 그러나 어떠한 분석이나 지식 없이 남의 말이나 심리에 따라 행동하였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라는 것이 나의 ‘투자’와 ‘투기’에 대한 생각이다. 물론 그 행위가 이익을 가져다주었던 혹은 손실을 가져다주었던 이후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세계 곳곳에 벌어졌던 투기열풍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이는 앞서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투자마인드나 심리게임등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그 열풍의 순간에 이성을 망각한 나머지 수많은 피해자들과 그 후유증이 발생 하였으며, 또한 이러한 사건들은 계속될 것이다. 다만 이를 피해갈 것인가 동참할 것 인가 하는 것은 바로 투자자의 선택, 그리고 올바른 이성에 달려있다는 것만큼은 자명한 일인 것이다.
이원일<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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