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제

공산권이 분리된 이후 사실 세계질서는 미국중심의 일극(一極)체제로 세계 경찰 역할을 슈퍼파워 강대국 미국이 독주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라크전이 발발한지 벌써 10여일이 지났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에 관한 여러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유가(油價)문제다.

과거 걸프전 당시 전쟁개시 직전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다행히 전쟁이 43일만에 종료됨으로 전쟁직후 20달러로 유가가 떨어진 예가 있었다. 이번 전쟁의 경우 낙관론자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라크를 조기 무력화 시킬 것으로 판단, 세계 각국의 12억 배럴이상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사우디의 추가 증산으로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원유수급상황이 좋아질 것이고 따라서 세계경제는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비관론자들은 OPEC국가의 증산으로 급한 불은 끄겠지만 약 500억 달러∼1,000억달러로 추산되는 전쟁비용은 누군가의 세금부담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가 예상될 것이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폭등할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유가에 따라 세계증시, 금융시장등 세계경제는 나라마다 손익을 달리하며 어지럽게 춤추게 될 것이다. 벌써 증시는 개전이후 조기에 전쟁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고 전후 기업 설비투자와 고용이 창출되고 유가가 하락될 것이기 때문에 전쟁특수로 인해 경기부양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전쟁의 장기화, 테러발생, 유전파괴등의 악재등이 나타나게 되면 세계 경제는 복잡해 질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과거 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때도 처음엔 주가가 하락했다가 전쟁후 강한 회복세로 반전하는 주가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전후 복구를 위한 대형건설사의 건설주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정을 종합해 볼때 국내외 항공사, 관광산업, 홈쇼핑 및 전자, 자동차, IT산업분야등 중동지역에 수출을 하고 있던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은 꼴이 됐다. 한국의 경우 석유를 중동지역에 거의 의존하고 있으므로 유가상승과 하락의 줄타기 속에서 마음졸이고 있고, 외국인들이 한국을 북핵등의 문제때문에 불안하게 보고 있으므로 외환시장의 혼란을 틈타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60원대까지 가파르게 급등(원화가치의 급락)하고 있는가 하면 중동쪽 수출이 큰 기업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과연 이라크전은 누구를 위하여 종(鐘)을 울릴 것인가? 2차대전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되었고 한국전이후 일본경제가 좋아졌던 것처럼 이라크의 불행이 전세계인의 행복을 가져올지 세계경제의 침체로 불행을 가져올지 좀 더 지켜봐야 할것같다.
<경상대학·경상학부·경제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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