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회의 현장 스케치

이번 호 ‘단대신문 현장을 가다’에서는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교육권을 되찾기 위해 만들어진 공동체인 ‘세대교체’의 총학생회장단 회의 현장을 찾았다. ‘세대교체’는 우리대학 죽전캠퍼스 총학생회를 포함한 6개의 사립대 총학생회가 자율적으로 모여 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15일 죽전캠퍼스 총학생회실에서 개최된 ‘세대교체’의 회의 현장을 찾아 그들의 목적과 앞으로의 활동내용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식경제부가 방기하지 못할 만큼 이슈화 꼭 필요하다”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공통적인 문제 찾아 개선하자”

지난 15일 오후 8시경 죽전캠퍼스 총학생회실에서 열린 제8차 ‘세대교체’ 총학생회장단 회의 현장을 찾았다. 이번 회의에는 죽전캠퍼스 총학생회 이형호(컴과·4) 회장(이하 이형호 군)과 황선희(경제·3) 부회장을 포함해 권인표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이하 권인표 군) 외 2명, 김세희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하 김세희 양) 외 2명, 서학준 총신대 총학생회장(이하 서학준 군) 외 3명, 조을선 연세대 총학생회 부회장(이하 조을선 양) 외 1명 등 총 14명이 참석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단은 내부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 제8차 '세대교체' 총학생회장단 회의 모습

회의는 의외로 밝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취재기자가 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들은 ‘세대교체 이슈화’를 두고 논의 중이었다. 먼저 장소를 정하는 데 있어 이형호 군은 “사람이 많은 장소인 명동에서 오케스트라나 풍물공연을 하면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의한 조을선 양은 “참여연대 등을 보면 여러 퍼포먼스로 이슈화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눈길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지식경제부 앞, 청계천에서 행사를 하자는 이야기가 오고갔고, 심지어 ‘백분토론’에 나가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들은 우선 자신들을 알리고 문제를 이슈화 시키고, 언론사로 진출한 동문들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조을선 양은 “여건상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정부에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우리는 한걸음 나아가 질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그러기에 지식경제부 앞에서 행사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이에 동의한 김세희 양은 “지식경제부 직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결국 평일에 지식경제부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지식경제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으로 의견이 정해지는 듯 했으나 권인표 군이 난색을 하며 “그렇게 한다면 지식경제부에서 굉장히 부담을 느낄 것 같고, 주목만 받을 뿐 대화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조을선 양은 “맞는 의견 같다. 그러면 명동에서 사전행사를 하고, 지식경제부에 가도록 하자”고 동의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하루에 다른 장소에서 두 가지 일을 진행시키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고, 김세희 양이 동의하며 “명동에서 사전행사를 진행시키고, 지식경제부에 요구안을 전달하며 내용에 우리와 면담할 수 있는 시간을 묻자”고 의견을 냈다. 이에 권인표 군이 “하지만 인수위에서도 답변을 받지 못했듯이 요구안만 전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반대 의견을 표했다.


▲ 총신대학 총학생회

의견이 오고가면서 세대교체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서학준 군은 “솔직히 등록금 문제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서 받아들일 성향이 아니라고 들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의 목적은 변화이기에 1년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결정이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의한 조을선 양은 “우리들의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 목적의식의 부재를 느낀다”며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청사진이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형호 군은 “우리가 하는 활동에 항상 뚜렷한 답안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고, 권인표 군 또한 “우리들처럼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전하는 단체는 없다. 우리의 목표는 교육문제에 대해 의견을 전하고 개선하려는 것으로 청사진까지는 힘들 것 같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모두들 청사진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계획대로 실행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이어졌지만 활동 목적, 수위, 전략 등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각 대학별 공통되는 주제를 많이 찾아 하나라도 개선된다면 세대교체의 활동이 성공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끝으로 10여 분 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이어 진행된 회의에서는 지식경제부 앞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25일 오후 3시에 진행하


▲ 숙명여대 총학생회

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날짜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이들도 본분은 학생이기 때문에 수업 등의 이유로 시간 조절이 어려웠다. 김세희 양은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숙대에서 큐시트 등 행사내용을 정하고 업무 분담을 연락을 통해 알리겠다”며 “전화가 가면 준비에 들어가 주시고 의상도 비슷하게 맞춰 입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에 조을선 양은 “어려운 점이 있으면 도울 테니 말해 달라”고 전했다.

회의는 밤 10시 무렵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해마다 오르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는 곳은 시민단체 등 꽤 여러 곳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너무나 오래됐고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무뎌진 감이 없지 않다.

세대교체 또한 언제 해결될지도 모르는 등록금 문제와 싸워가고 있고, 대학생들의 대표인 총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참여한 이제 막 한걸음 뗀 단체일 뿐이다. 때문에 마치 무모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겠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들의 구슬땀 어린 노력이 성공적인 결과를 맺길 바라면서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