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봤던 만화나 영화가 공통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그거 봤어?” “난 그게 너무 재밌었어.”그 당시 우리의 정서를 풍요롭게 해줬던 만화와 영화는 이제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만화, 영화 속 캐릭터 또한 우리의 기억 속에 그대로 살아있다.

▲ 삼청동길에 위치한 토이키노 2관.

‘토이키노’는 이런 기억의 누적물 중에 하나인 영화, 만화 캐릭터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삼청동길에 위치한 토이키노는 1관, 2관으로 분리돼 좁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한 박물관이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지난 일요일에도 토이키노를 찾는 관람객들은 다양했다. 연인,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은 슈퍼맨, 배트맨 등의 슈퍼히어로의 거대 피겨(figure)와 기념촬영을 하고 갖가지 얘길 나눈다.

“아빠, 슈퍼맨이 왜 검정 옷을 입고 있어?” “아빠, 아빠 저거 보러가자”. 꼬마가 아빠를 재촉한다. 아이의 아빠도 오랜만에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만화 캐릭터에 빠져있다. “검정 옷을 벗으면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거야” “그래, 아빠도 이것만 보고”. 아이 못지않게 토이키노를 찾은 성인들은 장난감에 관심 갖는다. 연인들 또한 공통화제로 즐거운 건 마찬가지다. “여기 심슨도 있어” “슈렉 봤어?”

▲ 토이키노는 어른들에게도 숨겨진 동심 속 보물창고로 호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만화, 영화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보는 사람이 “없는 게 없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린 시절 보던 만화 영화 캐릭터부터 지금까지 봤던 영화 캐릭터들까지 한자리에 있다. 1관에서 심슨가족, 푸우, 슈렉 외 친숙한 슈퍼히어로, 스타워즈, 각종 영화들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다 봤다면 이제 밖으로 나가자. 2관으로 갈 차례다. 2관은 1관에서 나와서 5미터만 걸으면 발견할 수 있다.

토이키노는 입장료 5000원이면 1관과 2관을 이어서 관람이 가능하다. 1관이 간략하게 말해서 현대물로 꾸며져 있다면 2관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들로 꾸며져 있다. 아톰, 마징가Z, 은하철도999등 30, 40대 어른들이 어릴 적 즐겨봤던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아빠, 이 잠수함 크다”라고 아들이 말하자 아빠는 아이의 표현을 고쳐준다. “그냥 잠수함이 아니고 이건 ‘야마토’야”. ‘우주전함 야마토’를 설명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동심이 느껴진다. 아빠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빠에게 자신이 봤던 만화, 영화 캐릭터에 대해 얘기한다.

관람을 하다 조금 지치면 한쪽에 마련된 보드게임을 하며 쉬어 갈 수도 있다. 토이키노는 70~80년대 유행했던 장난감부터 최근 영화 주인공까지 다양한 인형을 구경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집합장소이다. 어른들에게는 숨겨진 동심 속 보물창고, 아이들에게는 꿈에 그리는 환상의 공간이다.

동심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방문해 옛 추억에 젖고, 영화 속에서 활약한 주인공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1관 2관 합쳐서 전시돼 있는 장난감 수만 총 15만여 점이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공간, 동심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꿈의 공간이 바로 토이키노다. 화요일, 일요일 및 공휴일에만 개관하는 토이키노를 찾아가고 싶다면, 오후 1시에서 8시 사이에만 열리는 걸 기억하자.

최정빈 기자  windykiki@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