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은 ‘제로섬 게임’이라 한다

옵션을 이용한 헤지(Hedge)거래는 선물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다양하다. 기초자산인 주가지수의 변화에 따른 옵션가격의 변동이 선물의 경우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선물가격이 주가지수에 이자율과 배당률을 더하여 정해지는 반면 옵션의 가격은 훨씬 많은 변수들에 의해서 움직인다. 물론 옵션가격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초자산의 가격이다. 그 외 옵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로는 이자율, 변동성, 만기까지의 기간, 행사가격, 배당률이 있다.옵션은 특이한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몇 가지의 옵션을 합해서 선물의 손익구조를 복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어느 투자자가 선물을 매수하거나 옵션을 매수하거나 똑같은 손익구조를 가질 수 있다.
우선 그림의 오른 쪽 위에 있는 콜옵션 매수에 대하여 알아보자. 콜옵션 가격은 주가지수가 오르면 같이 상승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이익을 보려면 주가지수가 행사가격에다 콜옵션 매수가격을 더한 것보다 더 올라야 한다. 그림에서 콜옵션 매수의 손익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콜옵션의 행사가격을 기점으로 상승하다가 어느 점부터 플러스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이 행사가격에다 콜옵션 매수가격을 더한 곳이다. 만일 주가지수가 계속 상승하면 여기서부터는 주가지수가 상승한 만큼 이익이 늘어난다. 즉, 주가지수가 5포인트 상승하면 콜옵션 매수자는 5포인트×10만원×매수 수량 만큼 이익을 본다. 그러나 손해는 고정되어 있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콜옵션 매수자의 최대 손해는 자신이 매수한 옵션가격이다. 아무리 주가지수가 하락해도 더 이상의 손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풋옵션 매수도 마찬가지다. 최대한의 손해는 풋옵션 매수가격이지만, 주가지수가 하락해서 행사가격에서 풋옵션 매수가격을 뺀 만큼까지 내려가면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콜옵션과 다른 것은 콜옵션의 최대이익은 무한대이지만, 풋옵션의 최대이익은 행사가격×10만원×매수 수량이다.
그러면 콜옵션과 풋옵션의 매도자는 어떠한 손익구조를 가지게 될까? 그림을 보면 비교적 간단하다. 그림의 오른 쪽 아래에 점선으로 표시된 콜옵션 매도를 따라가면 이것이 실선으로 표시된 매수와 상하로 대칭임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풋옵션 매도는 풋옵션 매수와 상하로 대칭이다. 콜옵션이나 풋옵션이나 매수자가 이익을 보면 매도자는 손해를 본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손익은 부호만 다를 뿐 크기는 완전히 같아서 둘을 더하면 0이된다. 이것은 선물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선물ㆍ옵션을 제로섬(Zero Sum) 게임이라고 한다.

옵션의 손익 구조는 행사가격을 중심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옵션을 사거나 파는 방법으로 몇 개를 합치면 전혀 다른 손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선물 매도의 경우에는 같은 행사가격을 가진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하면 된다. 행사가격 70포인트인 콜옵션을 5포인트에 1계약 사고, 풋옵션을 6포인트에 1계약 판다고 가정하자.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콜옵션 1계약을 사기 위해서 5포인트×10만원×1계약=50만원을 내고, 풋옵션을 60만원 받고 판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주가지수선물을 69포인트에 1/5계약 만큼 산 것과 동일하다. 선물 매수가격 = 행사가격 + 콜옵션 매수가격 - 풋옵션 매도가격의 관계가 성립한다. 마찬가지로 선물 매도가격은 = 행사가격 + 콜옵션 매도가격 - 풋옵션 매수가격의 관계가 성립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1계약의 크기를 나타내는 승수가 옵션은 10만원이지만, 선물은 50만원이다.
따라서 콜옵션을 각각 5계약씩 팔고 사야 선물매도 1계약이 된다. 이렇게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해서 만들어진 선물 계약의 복제품을 합성선물매도라고 한다. 콜옵션을 매수하고 풋옵션을 매도하면 당연히 합성선물매수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주식을 매수한 만큼에 해당하는 합성선물매도를 하면 헤지거래가 된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1,200억원일 때 선물 매도금액이 1,260억원이듯이 그 만큼의 합성선물매도를 하면 된다. 그러면 선물을 거래하나 옵션을 거래하나 같은 효과를 가지는 헤지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차장·
87 법학 졸> choica@k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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