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한마리 새가 더 값지다

과거 보다 대학생들이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길을 상당히 넓어 졌다. 우선 각 학교의 증권 동아리들이 상당히 많이 만들어 졌거니와, 무엇보다도 각 증권사 등에서 투자대회를 많이 개최하여 대학생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를 할 때 이 한가지 만 꼭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팔지 않을 주식을 가지고 머릿속에 수익률 계산을 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 있어서도 나름대로 주식에 대해 자만하던 중, 우연히 일반 실전투자대회에 참가하게 된 적이 있었다. 실전투자였기에 적지 않은 돈을 예탁하여 시작하면서 초반에는 수익을 꽤 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나의 보유종목은 탄탄대로를 달리면서 나의 수익률을 도왔고, 점점 나의 등수대가 손가락 안에 꼽히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상금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차라리 투자 처음 할 때의 마음가짐이 더 나았겠건만, 그 때부터는 행여나 나의 수익률을 누가 ？아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걱정도 조금씩 나의 마음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잘못된 생각은 주식을 매도하지도 않고 수익률을 머릿속으로 계산한 것이었다. 상금을 떠나서, ‘나는 지금 얼마를 벌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나만의 상상의 나라를 그리며 좋아하고도 했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 물론 수익률도 그러했거니와 얼마 남지 않은 대회기간에 따른 상금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으니, 수익률 유지의 두려움과 아울러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상반되는 감정은 오래가지 않게 되었다. 종목을 보유한 채 수익률을 지키던 중. 갑작스런 변수가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9.11 테러였다. 그리고 다음날 주식시장은 가관이었다. 거의 모든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면서(당연히 내 종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투자 대회 수익률 역시 말이 아니었다. 이제는 대회 등수가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그냥 내 원금만 회복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었고, 그동안 머릿속에 수익률을 계산해보며 좋아했던 나의 생각들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 깨닫게 되었다. 그 뒤 또 한번의 다른 투자대회에서 같은 우를 범하며 쓴맛을 맛보게 되었다.
수익률은 비로소 현금화 되어야만 언급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보유종목이 현재 몇% 올랐다고 해서 절대로 벌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잘못된 그러한 생각이 투자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누가 그랬던가, ‘손안에 있는 한 마리의 새가 숲 속의 두 마리 새 보다 더 가치 있다’라고.
이원일  <국문·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