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연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문화부장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져 보이고 판단과 행동도 따라서 달라집니다. 같은 사물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며, 똑같은 조건에서도 만족하기도 하고, 만족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곧 본인의 생각에 따라 행복과 불행, 즐거움과 괴로움이 상반되어 진다는 뜻입니다. 이렇듯 어떠한 견해, 어떠한 관점으로 인생과 세계를 대하느냐에 따라 스스로의 인생관이나 삶의 가치관이 형성되어집니다. 부처님께서는 확고한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올바른 견해(正見)를 가지고 삶의 목표를 분명히 세워서 실천하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들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숨가쁜 경쟁을 하고 있지만 무엇 때문에 경쟁을 하고 있으며, 그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생각해 볼 여유도 없이 그저 고통스러운 인생의 길을 달려가고만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부처님께서는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고 삶의 가치관을 확립하여 고통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涅槃)에 이를 수 있는 여덟가지의 바른 길(八正道)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지식만 넘쳐나는 시대, 정견(正見)을 갖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필연적으로 피할 수 없는 나고 죽는 근본적인 괴로움과 살아가는 동안의 크고 작은 모든 고통의 원인은 자기 자신의 탐내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그 탐내는 마음을 끊어버리고, 탐내는 마음에서 벗어나서, 탐내는 마음으로부터 해방되는 상태를 불교에서는 영원한 행복 즉 열반(涅槃)이라고 합니다. 그 영원한 행복은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여덟가지 바른길을 실천함으로써 현실화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괴로움(苦)이라고 하는 삶의 근본적인 불안과 혼란을 원천적으로 해소하여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성취하신 분으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여덟가지 바른길(八正道)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여덟가지 바른길(八正道)이란 열반에 이르기 위한 모든 실천을 포함하고 있는 바른길로서 올바른 견해(正見), 올바른 생각(正思), 올바른 말(正語), 올바른 행동(正業), 올바른 삶(正命), 올바른 노력(正精進), 올바른 기억(正念:마음챙김, 알아차림), 올바른 선정(正定:집중력)을 말합니다.
팔정도의 정견은 불교적인 올바른 인생관이며, 삶의 가치를 확립하기 위한 바른 견해입니다. 무엇을 가치있는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정견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으며, 팔정도의 수행에서 정견을 제일 첫머리에 등장시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견(正見)이란 쉽게 말하면, 우리가 어떤 곳으로 가고자할 때 그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제일 빠르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잘 알아서 선택하는 안목과도 같은 것입니다. 곧 정견은 우리들의 삶의 방향과 목표를 올바르게 확립해 주는 근본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이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이 많고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이 더 많아 고통스러운 것은 욕심내고 성내는 어리석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들은 우리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밝은 마음을 어두움(無明)으로 가리어, 모든 것을 올바르게 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상실케 하여 없는 것을 있다고 하고 있는 것을 없다고 하며 변해 가는 것을 영원하다고 믿는 착각 때문입니다. 정견의 밝은 지혜로 볼 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諸行無常)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불행을 행복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이해될 때 모든 삶의 조건은 나의 의지와 나의 노력에 따라 형성되어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지금 내가 당면한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때 우리는 어떠한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지식이 넘쳐나고 지혜의 부재로 무질서와 혼란이 난무하는 시대에 정견(正見)을 근본으로 하는 가치관을 확립하여 현실을 바르게 직시하고 바르게 판단하면 나와 모든 생명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사상(不二思想)을 깊이 인식하게 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고 생활화하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력
- 1969년 출가
- 日本 東京立正大學 졸업 및 석사, 박사학위 취득
- 경기도 수원시 봉녕사승가대학 교수 역임
- 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탁연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