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항상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바꿔왔다. 조지 스티비츠(George R. Stibitz)라는 벨연구소(Bell Telephone)의 젊은 수학자가 두 대의 복소수의 산술연산을 가능케 하는 컴퓨터를 1940년에 개발하며 인류의 역사는 급박하게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컴퓨터는 ‘인류과학의 위대한 탄생’이었다. 1969년 7월20일 닐 암스트롱은 컴퓨터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나라’에 착륙했다. 달나라는 종전까지 인류의 역사에 ‘토끼가 떡방아를 찧던 나라’로 인식되어 있었지만 아폴로 11호에 의해 역사를 바꿔 썼다.
닐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첫발을 디딜 무렵, 인류 역사를 바꿀 위대한 발명이 용트림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이었다. 미국 국방성의 ARPA(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는 일정지역에 대한 폭탄 폭격과 같은 긴급 사태 시에도 장애를 받지 않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통신망 구축을 연구하여 네트웍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바로 미국 국방성의 최초의 연구 목적의 네트웍인 ARPANET(1969)이었다. 이 이후 연구 목적의 미 과학재단 네트웍인 NSFNET이 연결(1986)되었고 그 이후에는 일반 상업적인 목적의 네트웍이 연결(1990년 이후)되면서 현재의 인터넷으로 발전을 이루었다. 인터넷은 지구촌을 단숨에 하나로 묶어버렸다.
이들 기계문명은 인간의 ‘의지’와 결합되면서 가히 폭발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8일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마라톤에서 케냐의 폴 터갓이 그동안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2시간 5분벽을 돌파했다. 폴 터갓이 베를린 부란덴부르크의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은 2시간 4분 55초(종전 할리드 하누치의 2시간 5분38초).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신의 영역이라던 ‘마의 2시간 5분 벽’이 깨진 것도 과학의 힘과 무관치 않다. 오늘날 스포츠 과학은 운동선수들의 모든 부문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운동을 시킨다.
물론 일백리 길을 달리기 위해서는 심장이 파열될 듯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인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의지에 과학이 뒷받침되면 인간의 한계영역은 점점 더 줄어 들 수밖에 없다. <문화부>
그동안 연재를 해 주신 현준원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다음호부터 새로운 필자로 연재를 이어갑니다.
<윤승준>  (동양학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