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
- 1987 ∼1991. 한국방송공사 심야토론 진행
- 現) 연세대 언론인회 부회장, 한국대학신문 회장, 국민통합21 당무조정실장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Youth is blunder, adult is hard-working, old-age is regret. 젊어서는 실수하게 마련이고, 장년에는 열심히 일해야 하고, 노년에는 결국 후회하게 된다는 얘기다.
실수 없이 사는 인생, 누구나 나이와 관계없이 바라는 것이지만, 장년기에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낳게 되고, 노년기에 실수는 치매환자로 몰리게 되지만, 유독 청년기에 있어서 실수는 그 자체가 보약처럼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귀중한 경험이다. 물론 실수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깨닫고 배운다는 의미에서다. 같은 실수를 거듭해서 저지른다면 그거야 용서될 수 없는 과실이 되겠지만 청년기에 실수를 두려워해서 머뭇거린다면 인생의 목표는 달성될 수가 없다. 하기야 누구나 스스로 주문을 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지만, 일단 태어나서 살아가려면 스스로 인생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살아야 떠나는 때에 후회가 적어지는 것이다.
요즈음 세상을 디지털 세상이라고 한다. 어쩐지 좀 메마르고, 딱딱하고, 정이 없고, 목표만 있고 방향이 아리송한 그런 세상이다.
“Winner takes all."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세상. 그래서 모두들 Number One 을 향해서 죽기 살기로 달려가고 있는데,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뛰는 것인지 옆에 사람들이 그쪽으로 뛰어가니까 그저 함께 달리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이승엽, 안정환 같은 선수가 되려고, 조수미, 이효리 같은 가수가 되려고, 김희선, 고수 같은 탤런트가 되려고, 변호사, 의사가 되려고 달려가고 있다.
달려가는 사람들이 넘쳐흐르는데, 한편에선 인재가 없다고, 필요로 하는 전문가가 혹은 능력 있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럼 요즈음 세상에선 누가 과연 능력 있는 사람인가? 어느 연구소의 공학 박사님이 제시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이라는 것을 보니까 이렇다.

①디지털 능력이 있어야 하고 ②글로벌(Globalization), 즉 세상을 넓게 보고 활동하는 사람, 외국어에 능한 사람이다. ③창의성이 있고, ④학습능력 즉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⑤도덕성 즉, 올바른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단다. 이 중에 한두 가지는 몰라도 다섯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다는 것은 사실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아마 그래서 청년 실업은 늘어나고, 청년들이 갈 길을 제대로 못 찾고 소주잔에 낭만을 싣고 헤매나 보다.
어느 철학자는 “자연이 무슨 일을 위해서 나를 탄생시켰는가?”를 고민하다가 결국“나는 인류에 봉사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믿었다.
스스로 자기를 발견하고,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나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해서 내게 가장 적합하고 어울리고 스스로 처리해 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대중시대라지만 곁눈질해가면서 주위 사람들만 따라가다 보면 나는 어느새 사라져 없고, 몇몇 성공적인 몇 사람이 보일 뿐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마련인데, 그때는 이미 시간적으로 늦었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언제나 시작하는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하지만, 젊어서 시작하는 것과 못하는 것과의 차이는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가면 너무나 격이 달라진다.
경쟁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가능해도 차마 인간이 갈 길은 아니다. 얼마나 지루하고 권태로울까?
그러니 스스로 “자기의 경쟁력”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면 적어도 낙오자는 절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의 이치다.
“사자는 배부르면 토끼가 코앞에 와서 서성거려도 절대로 잡아먹지 않는다”고 역설하면서, 인간은 욕심이 문제가 되는 것이니 욕심을 버리면 그게 바로 천국이요, 평안이라고들 얘기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살펴보자. 만약 인간들이 욕심이 없어서 “에덴동산”에서 벌거벗고 과일나무 밑을 서성거리면서 먹고 자고를 끊임없이 되풀이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인성에 대한 모독이요, “버러지”처럼 내팽게쳐진 삶일 뿐이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이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골몰하고, 연구하고, 개선하고, 창조해서 비로소 인간 세상은 오늘을 마련했으며, 내일은 또 다른 모습의 세상이 될 것이다.
“경쟁과 변화와 진보” 이 세 가지 요소가 용솟음쳐서 인간 세상은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흔히들 정신적으로 너무 타락했다느니, 세상이 혼탁하다느니, 개탄의 소리가 드높지만 따지고 보면 정신생활이든 물질생활이든 끊임없이 변해서, 옛것과는 달라지는 것이고,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평가의 기준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서 변화는 타락이 되고 절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청년은 경쟁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야, 그때 바로 청년 된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보인다.
젊은이여, 경쟁, 변화, 새것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인원>  <한국대학 신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