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난 가족’에서는 정형화된 가족대신 개인의 감정과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결합·해체하는 ‘모바일 가족’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핸드폰은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핸드폰의 용도가 4-50대에게는‘전화 걸고, 받기’, 30대에게는 ‘전화 걸고 받고, 음성 듣고 음성 남기기’, 20대에게는 ‘걸고 받고 음성 듣고 음성 남기고 문자 메세지 보내기’라면, 10대들에게는‘문자 메세지 보내기와 개성 표현하기’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한 지금, 핸드폰은‘문자 메시지 보내기와 개성 표현’이외에‘음악 듣고 TV보고 친구 찾기’를 넘어 ‘인터넷과 접속 할 수 있는 단말기’다. 전자수첩과 알람시계의 기능을 떠나 나만의 것, 나만의 공간, 나만의 취향을 추구하는‘나’이다.

모바일은 인터넷의 부산물
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민 10명 중 약 7명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 지면서 이는 곧, 누군가와 어딘가와 접속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인터넷 시대의 N세대라는 호칭은 이제 모바일 시대의 M세대로 불리고 있다.
한 달에 500건 이상 문자 메세지를 전송한다는 사람들을 보고 누군가가 ‘엄지 족’이라 불렀다. 이들은 폰타(핸드폰 타자수)가 1분에 100타가 넘는 것은 기본이란다.
과학 기술과 통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원격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도래함으로 모바일이 등장했다. 이후, 공중전화 부스는 썰렁해졌고 뒤이어 속속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며, 문자 메세지인 SMS서비스를 시작으로 동영상 전송 서비스 시스템도 곧 상용화된다.

중독자인가, 매니아인가
전화기를 꺼 놓으면 어떨까? 아마 M세대에게는 세상과 단절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미디어가 모바일화되어 우리에게는 보편화되고, 일상화되었지만 정작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모바일의 방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강의 도중, 친구에게 온 전화로 인해 교수와의 의사소통이 ‘단절’된다. 친구와의 소통이 교수와의 다른 단절을 불러오는 것이다. 친구와의 소통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용자는 교수의 눈치를 보아가며 작은 목소리로 하는 통화는 친구와의 소통에도 실패하고 교수와의 소통에도 실패 한 것이다.

모바일은 이 시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자 메세지에 의해 대면(對面) 적인 의사소통은 점차 줄어가고 있다. 모바일 사용과 메일, 메신져 사용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굉장히 신속화 된 방법이다. 하나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친화와 나눔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을 강의하는 우리대학 김병석 교수(특수교육전공)는 “바쁘고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많이 단절되어 피상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함께 나누지 못하는 관계를 원하는 인간이 친밀성의 욕구가 해소되지 않음이 모바일에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모바일의 또 하나의 특징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 이는 테크놀러지 중심으로 변한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하나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그토록 빠져드는 것일까
빠르게 변해 가는 사회에 맞추어 인간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새로운 틀이 생겼다. 자칫, 사람과 사람간에 생길 수 있는 비인간화, 개인화가 모바일에 의해서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모바일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박종일(공학부·3)군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의 소통이나 메신저를 통한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그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곧,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좀 더 다양해지고 표현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어쩌면 모바일 중독은, 모바일 기계에 대한 중독이 아닌 인간에 대한 중독일 지도 모른다. 모바일은 우리 사회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틀일 뿐이다. 모바일은 우리시대의 새로운 의사소통 채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어우주 기자>  universe@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