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품 스튜디오 앗즈로

스튜디오 앗즈로는 4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되어 비디오설치작품을 중심으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무대예술과 연극극단과의 공동작업,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대규모의 환경적인 설치작품을 제작하는 팀이다. 198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조직되어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이만큼 오랫동안 유지되는 예술가 그룹도 드물고, 실제로는 ''''''''기업형(?)'''''''' 예술가 그룹이라고도 하겠다. F. 치리피노(사진), P. 로사(영상예술/영화), L. 산조르지(그래픽/애니메이션) 등이 초기멤버인데, 94년 이후 TV모니터로 하는 작업에서 비디오프로젝터를 주로 사용하는 형태로 전환하였으며, 1995년에 인터랙티브 시스템 전문가인 S. 로베다를 영입함으로써 그 면모를 일신하였다.
그러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선보였던 작품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가> 속으로 들어가 보자. 관객의 앞에 유리벽처럼 닫혀진 자동문이 있다. 그리고 맞은 편의 커다란 벽에, 이 공간으로 들어오려고 발버둥치면서 있는 힘을 다해 벽에 부딪히는 군상(群像)이 비디오 프로젝터에 의해 투사되어 진다. 관객이 다가가면 그 문은 저절로 열리고, 다음 공간이 전개된다. 문은 모두 3개이다. 각각의 문(=화면) 저편의 인물들은 ''''''''매력적인 하나의 문화가 확립되어 있는 장벽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흥분하면서 벽에 부딪히고 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세계가 특별히 분리되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맛보게 되고, 의외의 방법으로 개방과 폐쇄를 거듭하는 공간의 움직임이 전개되는 인류학적공간을 느끼게 된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기술과 각 민족들의 상호관계 속에서 또 다시 분리주의적 동인(動因)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또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 현실적인 것과 가상적인 세계 사이의 경계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 그룹이 연구하는, 테크놀러지에 의해 조건지워진 새로운 사회상과 그것에 대한 인식을 결합시킨 이 작품은 관객의 선택에 의해 운영되며, 인간과 테크놀러지의 관계, 한 시대에 공존하는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이처럼 테크놀러지에 의해 구성된 감각적인 환경에서 잘 드러나 있다. 말하자면 그들은 삶과 인간, 예술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고 그것을 하나의 환경에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작업은 비디오 설치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상에 대한 생각과 가상현실이 융합된 유형을 영화나 뮤지컬 댄스로도 제공하며, 이에 관한 기록영화도 제작하고, 교육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워크샵과 세미나와 같은 이론적인 작업도 병행한다. 이처럼 스튜디오 앗즈로의 미션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어서, 이제는 이 예술가들만의 활동으로 끝날 수 없을 만큼 큰 스케일이 되어 버렸으므로, 이 활동은 다음 멤버들에 의해 계속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예술대학·예술학부·서양화전공>교수
<이원곤>  <예술대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