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범용화 된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신용카드는 보편적인 지급결제수단으로 정착 이용되고 있다. 신용카드는 그 편리성과 신속성, 휴대성 등의 이점이 있어 세계 각 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카드소지자는 수 십억 명에 달하고 있고, 최근에는 자본주의체제를 수용하기 시작한 중국에서조차도 전기요금지불을 신용카드로 하는 등 신용카드의 이용보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누군가의 저서대로 지구촌은 정녕 신용카드제국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그런데 이에 따라 신용카드를 이용한 각종 범죄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잘 아는 것처럼 매스컴에 신용카드관련 범죄사건들이 자주 발표되는데 이는 사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카드업계와 금융기관들은 신용카드의 비정상적인 거래와 사기거래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나 대만, 홍콩, 미국 등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인터넷 상거래가 늘어나면서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사건수법은 훨씬 더 교묘하고 치밀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자카드사, 마스터카드사, 유로페이 등 3대 신용카드사가 마련한 것이 바로 EMV(Europay, Visa, Master) 신용카드이다. 흔히 신용카드, 직불카드, 선불카드를 통합한 차세대신용카드로 불리고 있는데 오프라인가맹점거래에서는 물론 인터넷 온라인거래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우선 차세대 신용카드인 EMV카드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면 첫째로 카드의 위,변조가 불가능하여 사기거래의 위험성이 없고, 둘째로 가맹점 측에서 거래내역의 조작이 불가능하며, 셋째로 신용카드기능, 직불카드기능, 전자화폐(선불카드)기능을 한 장의 카드에 모두 담고 있어 지급규모에 따라 소비자가 마음대로 골라서 사용할 수 있으며 , 넷째로 직불카드 기능이 있어 구태여 은행에 가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고 다섯째 보안성이 뛰어나 사이버공간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여섯째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핵심 기능인 모바일 뱅킹을 EMV카드로 구현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특징과 관련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EMV카드는 기본적으로 ISO7816규격의 접촉식 IC Card를 사용한다. IC Card는 CSN(Card Serial Number)이란 유일한 일련번호를 가지고 있는데, CSN은 국가코드를 포함한 제조업체 코드를 ISO에서 부여받아, 반도체 제조공정번호를 포함한 32비트로 구성된 번호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동일한 카드가 존재할 수 없도록 구성하여 카드의 위조, 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되어있다. IC카드는 CSN을 기반으로 해서 카드 내부에 PKI(Public Key Infrastructure)암호키와 암호알고리즘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카드를 복제한다 하더라도 동작되지 않는다. 또한 카드내부에 PIN(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의 불일치 회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예컨대 카드 내부의 PIN과 카드소지자가 입력한 PIN이 3번 이상 일치하지 않을 경우 EMV카드는 저절로 잠기게 되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으며, 카드발급자의 상호 확인 절차에 의해서만이 잠긴 카드를 다시 복원시킬 수 있다. 그리고 PIN 확인절차가 신용카드사 서버와의 통신을 통해 하는 것이 아니라 카드소지자와 가맹점단말기간에 바로 이루어지고 동시에 PIN입력이 디지털 서명으로 되기 때문에 타인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의 자기 띠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VAN업체를 통해 신용카드의 정상여부를 조회해야 했던 절차가 EMV카드의 경우에서는 필요 없게 된다.
이와 같은 EMV카드는 세계 각 국에서 보급 준비중에 있거나 이미 보급 중에 있는 나라들도 있는데 유럽의 경우 2004년까지 모든 신용카드를 EMV로 대체 발급할 계획이고, 미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경우 2006년까지 모든 신용카드를 EMV로 대체 발급할 예정이다. 필자의 생각에는 늦어도 앞으로 5-6년이내에는 EMV카드가 명실공히 차세대 글로벌결제수단으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경영대학원·신용카드학과·지급결제제도론전공>
<탁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