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주가가 등락을 나타내지 않고 일정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그 기다림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율이 정해진 채권이나 은행의 이자처럼 기대 이익이 고정되어 있다면, 아마도 투자자는 주식에서 손을 떼던가 아니면 고 배당의 종목에만 관심을 두고 중장기 매수를 할지 모른다. 이처럼 주가에서의 등락이란 사람들의 매매를 활성화 시켜주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고 아울러 그러한 매매의 집중속에서 다시금 등락이 새롭게 결정되는 이른바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적용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잠시 사람들이 정도를 지나쳐 무리하게 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경향 또는 심리가 있는데, 다시 말하면 균형적인 수요와 공급에서 갑작스런 수요가 증가가 몰고 오는 이상적인 가격 상승, 그것이 바로 급진적이고 단기적이라면 거품, 즉 버블이라 불리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미 앞서서 ‘네덜란드의 튤립 사건’등을 사례로 들며 군중의 심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벤처의 열풍으로 코스닥 시장에 불을 지핀 그 때에도 새롬기술, 장미디어등의 이른바 대장 종목들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그 상승세의 둔화를 감히(?)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그 때 당시 시세의 5%정도의 시세로 거래되고 있으니 그간 사람들의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겠지만 그러한 거품의 역할 때문에 결국은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매매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데에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를 주장하며 ‘역사란 무엇인가’의 책을 저술한 E.H.carr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설령 잘못된 일이라 할 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같은 과오를 범하는 속성을 지녔기에 과거 수많은 거품의 현상을 보고도 다시금 그것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거품을 절대 잘못된 현상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의 잘못된 심리로 만들어진 하나의 결과물이며, 다시금 수요를 끌어당기는 엄청난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만 그 거품의 형성과정에서 피해자와 그 정도가 매우 클 따름이고 그 순간을 이용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가의 불변은 이미 주가로서의 메리트를 잃어버리기에 늘 수요과 공급의 균형이라는 조건은 주식시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 불균형 속에서 등락의 움직임을 보여야만 사람들의 관심과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볼때 주가의 거품현상은 수요와 공급의 극단적인 불균형 현상에서 나오는 것으로, 매우 큰 매력이자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다주는 이중적인 역할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원일>  <국문·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