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동우대학교 행정학 전공
-현) CLKO 엔터테인먼트 이사
-문화컨텐츠 진흥원 자문위원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캐릭터 비즈니스 강의
-산업정책연구원 브랜드 과정 강의

한 마리의 토끼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나마 그 토끼는 살아있는 것이 아닌 가상의 존재라면? 엽기라는 신드롬의 주역이었으며 그 힘을 얻어 CNN에 소개되기까지 한 캐릭터; 마시마로는 그렇게 많은 화제를 만들며 세상에 등장했다.
마시마로는 단순한 인기 이상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갖는다. 앞서 지적한 것 외에도 플래시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켰고, 구전마케팅의 획기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으며, 공중파 TV방송에서도 핫이슈로 다룬바 있다.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대통령에게 선물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외산캐릭터가 90%이상을 차지하던 국내시장에서 국산캐릭터의 시장점유율을 30%이상 끌어올린 것도 마시마로였다. 멀리 아프리카에서도 계약하러 오기까지 했으니, 마시마로의 인기는 그야말로 세상을 뒤덮었다 해도 그리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 국산캐릭터를 각인시킨 마시마로도 그 탄생과 사회등단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작가 김재인씨는 자신의 캐릭터인 마시마로를 회사 기획회의에 선보인 유아용컨텐츠에 적합하지 못하다하여 책상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대신 플래시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의도되지 않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 명성은 작가가 학교생활을 지속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주었고, 특히 돈을 쫓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작품의 순수성은 훼손되기 일쑤였다. 더구나 짝퉁이라 불리는 불법복제품은 마시마로의 명성에 교묘하게 탑승하여 브랜드이미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마시마로가 빛을 보게 된 것은 어쩌면 크나큰 행운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살다보면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나는 일들이 많다.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렵다하더라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거꾸로 오늘 잘 나간다 하더라도 당장 내일 어떻게될지 모르는 것 또한 인생이다. 취업대란이라 할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진출의 문턱에서 방치되어 있으며, 취업을 한 사람조차 38선(30대 명퇴)이라는 속어로 자신들의 입장을 냉소하고 있다. 앞뒤가 꽉 막힌 현실 속에서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로또당첨과 같은 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일이 운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모든 결과를 운으로만 귀속시킨다면 사람들의 일상은 너무나 하잘 것 없다. 마시마로의 성공이면에는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땀이 스며들어 있다. 이렇듯 우리인생도 성공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노력과 땀을 필요로 한다. 나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한탄하기보다는 기회를 잡기위해 노력과 땀으로 빚은 그물을 제대로 만들어왔는가 뒤돌아봐야 한다.
세상이 다양화·다변화되어갈수록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그 만큼 세상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다.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은 토익점수나 대기업 입사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개개인 스스로가 완성된 자아이미지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단계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현실이 어렵다 하더라도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가지지 못한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목표와 태도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물어야 하고, 그 대답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스스로의 자아이미지는 누군가가 꿈꿔주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시대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상을 그리지 못한다. 오죽하면 누군가가 무엇을 해라라고 지시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이 서슴지 않게 나올까.
인생에 대한 포부도 없으면서 세태에 휘둘리는 자신을 한탄하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짓은 없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꿈꾸지 않으면서, 어디서 말 한 마리가 넘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한심한 짓도 없다. 어쩌다 그런 횡재를 얻어도 스스로의 인생기준이 없다면 결국은 그 운에 휘둘려 나락에 빠질지 모르는 일이다. 그야말로 운이 좋아 찍은 것이 다 맞아 높은 토익점수를 얻은 들, 아니면 대기업에 입사를 한 들, 스스로의 인생성장 시나리오가 없다면 그 이상의 발전은 없다. 시험성적은 당시의 상황만을 기술할 따름이다. 하지만 인생성장 시나리오는 그 사람의 미래를 알려주고 있다. 그대는 비전이 있는가? 목표가 있는가? 어떤 사람이 되려 하는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젊은이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마음 깊이 새겨볼 일이다. 아니면 무작정 영어책을 들고 마음의 안도를 얻는 자기기만을 행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창현  CLKO엔터테인먼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