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예술조형대학 예술조형학부 시각디자인전공>교수

웨인 W.다이어 박사는 사회나 조직 속에 묻혀있는 개인을 중시하는 신 개인주의의 기수로 의식혁명을 제창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가 쓴 -Manifest your Destiny- 라는 책에서는 어른의 성장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첫 단계는 -경기자의 단계-라고 한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즉 집, 자동차, 복장 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신체적인 매력이나 물리적인 공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것을 만족감으로 삼는 정도이기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나 피곤하게 산다고 한다.
둘째 단계는 -전사(戰士)의 단계-라고 한다.
항상 이기심이 지배되어 자기 우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밀치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이든 상대와 싸워 이김으로 정상의 자리에 앉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살기 때문에 언제나 불안하고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다 이런 사람은 모든 주변 사람들과 투쟁하는 기분으로 산다. 그러므로 언제나 외롭고 언제나 불안하다
셋째 단계는 -봉사자의 단계-라고 한다.
“자기” 라는 자아의 갈등을 깨고 이기심을 컨트럴 할 수 있는 단계를 말 한다. 자기를 조정하고 의식을 전환 할 수 있는 기준에 도달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가 되면 우선 무엇이 타인을 위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자기 손에서 취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주는 것이 더 소중함을 인식하게 된다. 사람은 에고를 컨트럴 하고 자기중심적 발상의 껍질을 깸으로서 처음으로 참된 자유를 체험 할 수 있다”고 한다.
넷째 단계는 -영적 단계-라고 한다.
이 단계에 도달한 사람은 나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보통 인간의 모습보다 한층 높은 차원의 차이를 자각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것은 한 동안 머물다 가는 “혼” 이라고 한다. 머물다 가는 “혼” 임을 아는 사람은 자기 내면에 이끌리어 두려움의 감정이 없어지고 물리적 세계에 대한 집착도 희박해 지며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 이 세상에 있으면서 이 세상의 일부가 아닌 존재” 하나님이 주신 사명과 목적이 있어 태어남을 인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영감이라고 한다. “영”의 에너지가 우리는 창조적인 재능이 나올 수 도 있고 명작이 나오기도 한다.
나의 유학시절을 되돌리지 않을 수 없다
동경예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 할 무렵 가족은 본국으로 발령을 받아 돌아와야 할 입장 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미술 분야에 박사과정을 개설한 학교가 없었다. 박사과정만 수료한 것으로도 만족하고 가족을 따라 돌아가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공무원의 아내인지라 내 욕심만 차리고 혼자 더 남아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경제적인 문제아이들 문제 등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지도교수를 만나 논문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는 입장을 말씀 드렸다 그 당시 나의 지도교수는 요시다 사겐지(吉田左原二)라는 분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아주 유명한 분이셨다.

아끼히토 일본 천왕의 가몬(家紋)을 디자인했고. 그분의 디자인 흔적은 지금도 일본 곳곳에 남아있다. 성격이 칼날 같았고 카리스마적이고 아무튼 동경예대 에서도 특이한 분이라 고들 말했다. 나를 부르시고 “아무리 어려운 입장이라 해도 학위를 따고 돌아가라. 한국도 미술 분야에 박사과정이 생길 것이다, 지금껏 열심히 했으니 ----- 모든 건 나에게 맡겨라.”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날 저녁 연구실로 오라고 하셨다 교수님 연구실은 작업실 겸 70평 정도의 넓은 다다미 방 이다. 호출한 그 날 교수님의 그 넓은 연구실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 연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연회는 “이 상복 장학기금을 위한 만찬” 이었다.
그 간 교수님이 소품을 준비하시고 그 자리에서 작품을 판매 하셨다
워낙 명성 있는 작가인지라 작품은 모두 팔렸고 ,연회가 끝나면서 그 자리에서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그때 그 교수님은 얼마인지도 모르셨을 것이다. 그러나 꽤 많은 돈이었다. 두 아이와 남편은 서울로 돌아가고 둘째딸을 데리고 동경에 남아 그야말로 열심히 하였다. 덕분에 둘째딸도 동경대학의 국비 장학생으로 시작되어 지금은 동경, 러시아를 넘나들면서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
드디어 나는 미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내가 귀국하기 전 지도 교수님은 나의 가족과 동료들을 초청 하셨다 일본의 전통정원이 있고 사미생의 전통음악이 들리는 조용한 곳이었다.
제가 들어서자 교수님과 나는 한참을 부둥켜안고 내 등을 두드려 주셨고 나는 기쁨과 감사함과, 그간의 고생 등 --- 등등의 한참을 목이 메어있었다.
외로운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일이 봉사자의 몫이리라.
테레사 수녀는 “나는 매일 가난하고 비천한 백성 속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이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경기자의 단계, 전사의 단계에서 경험 할 수 없는 사명감에 충만하고 높은 차원에 자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