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가져온 가장 유용하고 인기있는 서비스가 무엇일까? 그것은 전자우편(이메일)과 정보검색 그리고 인터넷뱅킹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3억여개의 이메일 메시지가 가상공간을 누비고 있을 것이고, 셀 수 없이 무수한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검색엔진을 두드리고 있을 것이며, 인터넷뱅킹이용자들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간단히 전자결제를 끝냄으로써 은행창구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아까운 시간의 낭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인터넷이 90년대 이후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래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인터넷뱅킹의 경우 그 편리성과 안전성 때문에 대표적인 전자금융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뱅킹 이용자수가 전체 인터넷 이용자수의 56.0%로 캐나다의 57.2%에 이어 세계 2위의 이용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전자금융서비스의 활성화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욕구증가에 따라 향후 크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 중 하나가 EBPP(Electronic Bill Presentment and Payment)서비스이다.
EBPP(Electronic Bill Presentment and Payment)서비스는 인터넷 기반의 고지 및 납부서비스를 말하는데 한마디로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고지(Presentment)와 납부(Payment)를 하나의 프로세스로 묶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납부자가 인터넷상에서 자기가 낼 각종 공과금 및 요금의 고지내역을 확인하고 이를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바로 납부해 버리는 제도이다. 따라서 현재의 지로장표나 은행 창구 납부 위주의 고지납부 방식을 모두 인터넷으로 통합함으로써 고지·납부 과정에서 소요되는 직·간접적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고지 및 납부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2년전부터 우리나라에도 EBPP제도가 도입되어 현재 많은 은행이 인터넷뱅킹과 연계하여 일부 국세, 지방세, 범칙금, 국민연금, 상하수도요금, 대학등록금 등을 인터넷 상에서 조회 및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로 전통적인 장표방식, 즉 종이 고지 및 은행창구납부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EBPP서비스에 대한 대 국민 홍보가 미흡한 데다가 각종 세금이나 공과금 및 요금을 납부하는 주체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정보 취득이 느린 가정 주부라는 점이 간과할 수 없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지와 납부 중 한가지는 종전의 장표방식으로 처리하되 다른 하나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하는 형태 말하자면 EBPP중에서 EBP(Electronic Bill Presentment 또는 Electronic Bill Payment)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EBPP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지로(www.giro.or.kr)의 경우 금융공동망과 지로제도를 기반으로 국내 모든 은행과 연계된 EBP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동 이용자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지로가 제공하는 서비스 방식에는 고지납부와 조회납부 이외에도 지로장표 정보를 납부자가 직접 웹사이트 상에서 입력하는 입력납부가 있는데 이것은 전자적 고지·납부 절차 중 전자고지 업무를 납부자가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예컨대 운전중에 교통경찰관으로부터 받은 교통범칙금고지서를 은행창구에 갈 필요 없이 바로 인터넷지로사이트에 들어가 입력한 후 인터넷뱅킹으로 납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외에도 인터넷지로 EBPP서비스는 납부자가 낸 영수증을 5년간 자동 보관해주는 등 여러 가지 유용하고 편리한 점이 많다.
작년 말 전자정부의 공식 출범과 더불어 국세청의 국세통합시스템, 경찰청 법칙금관리시스템 등 그 동안 분리 운영되어 오던 정부의 각종 전산망이 통합되어 인터넷지로시스템과 연계됨에 따라 머지않아 EBPP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필자는 기대하고 있다.
<산업경영대학원·신용카드학과·지급결제제도론전공>
탁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