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방에 들렸다가 거대한 굴뚝들이 우뚝 솟아있는 포항제철의 정문 위에 내건 ''''''''자원은 유한, 창조는 무한(resource is limited, creativity is unlimited)'''''''' 이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문뜩 굴뚝산업과 인터넷산업 또는 디지털산업은 상호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인가, 있다면 과연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잘 아는 것처럼 인터넷산업은 ''''''''유한''''''''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무한히 창 출''''''''하고자 하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 원동력은 컴퓨터 정보통신기술혁명과 인터넷 혁명에 있음은 말 할 것도 없다. 또한 디지털경제는 정보기술을 모태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정보를 확산시켜 부가가치를 최대한 창출해 나가는 새로운 경제방식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디지털 경제, 정보화 사회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한다. 따라서 창조적 지식을 활용하는 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산업이 소프트화 되기 때문에 창조적 지식을 최대한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이 보다 중요해 진다고 한다. 물론 이 말은 향후 지식정보산업만 중요해지고 농업이나 제조업은 필요 없다 는 뜻이 아니라 정보화된 농업, 정보화된 제조업이 아니면 다가오는 무한경쟁시대에서 계속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농업의 경우 전통적 농촌에서 기계화된(공업화)농촌으로 다시 정보화된 농촌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농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가장 싼값으로 종자를 주문하고 가장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거래를 하는 방식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21세기에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범위의 경제와 연결의 경제가 보다 효율성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산업간 업종간 네트워킹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질적 요소들을 결합해 상승효과를 거두는 디지털 컨버전스#(convergence)현상이 활발히 일어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게 될 것이며, 또한 언제 어디서나 필요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소위 유비쿼터스(Ubiquitous Computing) 세계가 현실화될 것이다.
최근 바이오 케미컬, 바이오 일렉트로닉스, 인터넷 전자레인지, ''''''''휴대폰＋TV＋MP3'''''''' 등과 같은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아울러 기업조직이나 기업경영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 생산 기획에서부터 자재조달 제조생산 판매관리 등 모든 업무가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통합돼 일관되고 효율적으로 처리되며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유통형태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의식주 등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공상 과학소설과도 같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화된 변기가 가족의 건강상태를 분석해 주고, 냉장고는 식품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주문에 들어가고, 먹고싶은 요리버튼을 누르면 전자레인지가 알아서 조리를 해주고, 방안의 온도와 환기는 컴퓨터로 최적상태로 자동 조절되고, 무인승용차와 지능형 교통시스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s)의 등장, 재택근무의 보편화 등을 통해 모든 일이 대부분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시대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21세기 디지털시대, 사이버시대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전자화폐 전자금융 전자상거래이다. 특히 전자화폐는 네트워크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첨단 지급수단으로 어쩌면 화폐혁명으로 불리 울 만큼 21세기의 한 가운데 위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만 해도 각양각색의 전자화폐와 전자결제 솔루션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데 전자화폐의 발전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인터넷 상거래나 사이버 시대의 본격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초창기에 있고 또한 불편하다거나 미덥지 못하다는 인식 때문에 전자화폐가 비교적 발달한 일부 국가에서조차도 현재로서는 그 사용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앞으로 보안성과 익명성 및 신뢰성과 함께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다양한 부가기능이 확산된다면 정보와 지식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시대에 딱 맞는 새로운 화폐로 확실히 자리잡게 될 것이다. 또한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 되겠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쓰이는 세계 단일화폐의 등장 가능성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산업경영대학원·신용카드학과·지급결제제도론전공>
탁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