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욱의 현장경제
증권시장과 선물시장의 통합
워렌버핏의 가치투자와 위험관리


가치투자로 유명한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버핏이 처음 주식에 손을 댄 것은 1956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20대였던 그가 주식을 시작한 돈은 100달러였다. 지금은 12만원 정도 밖에 하지 않지만 당시의 가치로 보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워렌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벅셔헤더웨이는 투자전문회사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지난 주 마지막 주가는 91,900달러이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주당 1억천만원이 넘는다. 기본적으로 분류되는 업종은 보험업으로서 자이코보험, 벅셔헤더웨이재보험과 같은 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우량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워렌버핏의 투자기법은 간단, 명료하고 상식적이다. 우량 회사의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우량 주식인지 어떻게 아는가? 벅셔헤더웨이가 투자하는 회사라면 일반 투자자가 따라할 수 없는 복잡한 분석 절차를 거쳤을 것이다. 그러면 일반 개인도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투자할 수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일반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치투자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저평가된 우량 주식을 발견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신문, 잡지, 방송 등을 이용해서 남들이 쉽게 판별하지 못하는 가치있는 정보를 얻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부지런하게 보고 생각하면 이미 알려져 있는 회사의 정보가 주식의 가격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정보의 가치를 다수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어느 회사의 정보가 일반에게 알려지면 그 때는 이미 주가에 정보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주식을 사서 수익을 올릴 수 없다고 말한다. 증권가에 나도는 말 중에도 “소문에 사고, 보도에 판다”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증권시장은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주식의 가격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현재보다 높게 보아야 하고, 더 나아가서 현재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주문을 내어야만 올라가는 것이다. 현재 30만원대인 주식의 가격이 과거 8개월이상 2만원대에서 오르내린 적이 있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대로 그 회사의 향후 전망이 대단히 밝고 수익도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주식을 산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그 회사의 주식에 몰려든 것은 주가가 이미 30만원을 넘었을 때이다.
가치투자의 다른 면은 철저한 위험관리이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영이 자신이 예상한대로 이루어지는지 계속 관찰해야 한다. 다행이 자신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면 주가가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경영이란 예상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부문의 투자가 이루어지더라고 그 것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에는 과감하게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손해를 보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고 투자금액이 반토막 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로서 보유 주식을 발행한 회사의 상황을 매일 감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손절매라는 단순한 기법이다. 즉, 자신이 매수한 가격에서 10% 또는 20%가 하락하면 무조건 팔아 치우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다. 만일 주가가 어느 정도이상 하락하면 알려지지 않은 또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회사의 정보내지는 시장전체의 정보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손절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실행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어렵게 고른 회사의 주가가 내려야 하는 이유를 잘 믿지 않으려 하고, 이미 보유한 주식에 대하여 미련을 가지지 때문이다. 말하자하면 손절매는 사람의 본능에 반하는 행동을 하라는 지침인 셈이다. 그러나 손잘매를 하지 못하면 주식투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것은 대박을 꿈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미리 예측한 주가가 달성되면 과감하게 매도하여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향후에도 계속 오를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패한 투자자를 보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을 기대하다가 결국은 본전에서 파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후적으로 10만원까지 오른 주식을 5만원에 팔았다면 무척 속이 쓰릴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 경우에는 자신의 주식에 대한 공부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력을 쌓는 수 밖에 없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과도한 욕심으로 망하는 것보다 좀 덜 먹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 법학 졸>choica@kse.or.kr
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