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쟁점 성형

‘얼짱 신드롬’ 외모지상주의를 만들다


요즘 우리나라는 얼짱, 몸짱, 일짱, 돈짱, 멋짱 등등 온통 ‘짱’ 세상이 됐다. 일반 시민들을 비롯해 연예계, 스포츠, 인터넷, 정치권, 심지어는 범죄자도 ‘얼짱’ 이 생겼다. 이에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거나, 자신감 회복 등을 이유로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성형 사실을 숨기지 않으며, 성형수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성형 트렌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성형 환자들은 아무도 몰래 병원에 찾아가 전적으로 의사에 조언에 따라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성형외과에 드나들며 미리 인터넷으로 성형관련 정보를 다량 수집한 후 수술여부를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병원에 가서 수술방법 등에 대해서도 아주 까다롭게 요구한다. 이러한 일들은 그만큼 성형관련 정보와 경험자가 급증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남성들의 성형 수술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 광고대행사의 설문에 따르면, 지난 1998년 남성 성형수술 찬성자가 18%이었던 것에 반해 2003년에는 13.1%가 늘어난 31.1%가 찬성을 했다. 특히 피부과에 다니는 고객 중 남성 고객이 15%~20%에 달한다고 한다.
성형을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연령대별로 특징을 가진다. 중고생은 졸린 듯한, 작은 눈을 커보이게 하기 위해 쌍꺼풀수술과 함께 눈커풀이 올라가는 눈위 근육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취업 준비생들은 또렷한 인상과 남성·여성다움을 위해 주로 눈, 코 성형을 많이 받는다. 각진 얼굴에 지방을 삽입하는 ‘지방조각술’이나 ‘얼굴윤곽술’로 부드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영업직 사원이나 장년층의 주된 고민은 눈밑이 처지는 것과 얼굴 주름살제거 수술등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여러군데의 성형 카페가 있으며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남자성형 나눔방’, ‘남자성형 노하우’ 등의 카페가 있어 4000여명의 남성들이 가입해 있을 정도다. 카페에서는 서로 코, 눈, 얼굴, 피부 등 각 성형 부위별로 문의를 하고 정보를 나누는 등 수다와 상담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형수술은 개개인의 특성 즉 환자의 생긴 모습, 체질, 수술시기 등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 심각한 부작용으로 자신감을 잃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형수술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으며, 언론 또한 ‘얼짱 신드롬‘과 같은 ‘외모 지상주의’ 와 ‘외모를 통한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진단하기에는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다.
‘성형수술을 무료로 해 준다’는 한 케이블TV의 공고에 무려 4천명의 응모자가 달려들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양산시켜 얼굴 사진이 예쁘게 찍히는 ‘얼짱 카메라 폰’까지 등장시켰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또, 흉기로 위협해 사람을 납치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공개 수배된 수배전단 속 여성의 얼굴이 네티즌 사이에서 사진이 예쁘다는 이유로 ‘강도 얼짱’이란 별명이 붙고, 동정 여론까지 불고 있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밀려 사건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한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성형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내가 자신 없는 신체에서 부족한 부분을 교정하여 자신감을 갖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보다 많은 것을 얻고 성취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다”고 성형수술의 긍정적인 면을 말한다. 자신감 회복과 자기만족을 위한 수술이 성공적이라면 성형수술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도 없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에 따른, 남들도 다 하니까 하는 욕심에서의 성형 수술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꼭 수술이 필요하다면 성형수술을 하면 누구나 예뻐질 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체형과 기대치, 의사의 의견 및 부작용을 잘 따져서 수술을 결정해야 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모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세일 것이다. 이제 ‘얼짱’이 아닌 ‘마음짱’신드롬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장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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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