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바로보기 ①
문화의 주인 되기

내가 주인이 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느낄수 있는 문화


오늘날을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문화적으로 살고 싶어 한다. 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문화적 삶을 추구하는 문화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구성되어 있는 사회. 바로 대중의 문화가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단편적 모습이다.
이러한 대중문화 사회에서 우리는 길을 잃어가고 있다. 문화의 주체로서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대중문화가 개인에게 안겨주는 진정한 가치 또한 무엇인지 알지 못한 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편협한 시선으로 대중의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문화를 고급문화, 저급문화 또는 좋은 문화 나쁜 문화로 구분하고 대중문화를 일반적으로 저질의 저급한 문화 또는 나쁜 문화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문화에는 좋은 문화이니 나쁜 문화인이 하는 구분이 있을 수 없고 어느 것이 더 우월한 문화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나 어느 사회에서나 그 사화구조가 요구하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해 왔었고 그것은 그것 나름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어떤 한 문화가 지배 문화가 되어 특히 우월한 것으로 간주될 때 그러한 지배 문화가 문화를 평가하는 기준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산업화 될수록 대중문화는 더욱더 폭넓은 대중을 확보하게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평가하는 데에 고급문화라는 또 다른 가치 기준이 적용되고 이를 통해 대중문화는 저급한 것으로 폄하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 대중문화가 처한 이중적 상황인 것이다.
또한 다소 구부정한 시선으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먹고 살만 하니까 한 눈을 파는 것이 문화라며 조금은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살기 힘들었을 시절에도 나름대로 현실과 어울리는 대중의 문화가 존재했고 요즘과 같이 먹고사는 것이 다가 아님을 인식하는 사회에도 그에 따른 문화는 존재한다. 즉 우리의 삶과 그리고 우리의 현실 그리고 그에 따른 삶의 양식에 맞는 갖가지 문화의 형태가 생겨나고 발전하며 그런 문화의 양식들이 모여 하나의 대중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한 사회를 담을 수 있는 큰 문화 속에서 사회의 구성원들은 문화를 통해 여유의 숨을 쉰다. 마냥 내 것이 될 수 없는 사회라는 답답한 틀 속에서 애써 멀리 했던 자신의 꿈을 찾기도 하고 아직도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열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중문화를 접하고 하나의 문화의 주체가 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이고 위안이고 그리고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이다.
평론가들이 자신만의 잣대로 삼류 영화라고 악평을 한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고, 하나같이 쓰레기라고 말하는 어떤 음악을 듣고 작은 감흥을 얻었다고 해서 자신의 음악적 수준, 더 낳아가 예술적 수준을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감히 정해 놓은 고급문화라 하는 오페라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소외감을 느끼고, TV 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자신을 한심스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화를 소비하는 주체적 입장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내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문화가 바로 자신의 문화가 되는 것이고 그러한 문화 활동을 통해 진정한 문화인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그 문화의 형태가 어떠하든 자신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때 자신에게 큰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 때 그것이 본인에게만은 가치 있는 문화가 될 것이다.
고급문화든 저질 문화든 사치스러운 감정놀음이라고 말하든 내가 주인이 될 수 있고 그 것을 통해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면 썩 재미없는 세상에서 작은 희망의 빛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이상지(대중문화예술대학원·공연예술학과·석사과정5)
이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