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쟁력 강화는 대학의 자율성으로부터


며칠 전 대학 본고사가 부활된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물론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은 아니었고, 정부 일각의 정책사안이었지만 현재와 같은 하향평준화의 입시제도에 대한 변화의 단초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 제고 및 강화는 시급한 현안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하위권이며,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의 대학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하향평준화 및 경쟁력 약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재의 입시제도는 분명 경쟁력 강화 쪽으로 손질이 될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그리고 그 단초는 아마도 대학본고사의 부활이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그것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도 이에 따른 대비책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수년 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21일에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소득 2만불 시대 도약을 위한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중, 일 3국이 대학개혁과 추진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갖고 도출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과제의 큰 틀은, 더 많은 자율과 보다 큰 책임, 과감한 대학 구조조정, 대학 연구력의 세계 수준화, 지방대학을 지역 발전의 중심축화, 대학교육 수요자에게 더 가까이, 대학지원의 선택과 집중 등 6대 과제를 제시하였다.
입시제도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비켜가고, 그간 수 없이 제시되었던 대학경쟁력 강화의 대강(大綱)에 불과 했지만 이 중 ‘자율과 책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 약화는 사실 그동안의 대학정책이 ‘규제와 의무’ 일변도에서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
살펴보면 각 대학들은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저마다 뚜렷한 교육목적과 목표를 갖고 있고 그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 그러한 대학들의 경쟁력을 제고 하기 위한 대학정책이 필요함에도 우리의 정책은 모든 대학들을 한데 묶고, 섞어 천편일률화 했으며, 그 결과 오늘과 같은 경쟁력 약화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의 논리는 바뀌었다. 대학정책의 몫은 최대한 대학들에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온전히 대학들의 몫이다. 자율성을 보장해 주고, 그래도 경쟁력이 뒤떨어지면 그 대학은 낙오하는 것이 시장의 논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이 변화의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대학의 경우 각 전공별 특성화, 대학운영체제의 효율성 및 합리적인 평가 시스템 구축, 대학의 자율적인 역량강화 및 과감한 구조조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대학당국에서도 대대적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수학습개발센터를 가동하였으며 산학협력단을 발족시켰다. 또한 재학생의 해외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사회봉사센터를 통해 재학생의 봉사활동을 유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당국의 특성화 및 경쟁력강화를 위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학경쟁력 강화는 대학당국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교수, 학생, 교직원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져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단언코 대학의 교육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교수는 부단한 연구와 강의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 하고, 학생은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스스로의 몸을 맞추려 절차탁마(切磋琢磨)해야 하며 교직원은 고품질의 행정서비스 지원을 위해 연구, 노력해야 한다.
어느 일방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경쟁력이 제고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구성체 모두의 노력이 중요시되고 현실을 바꾸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대학은 인적자원면에서 전국 5위권에 드는 훌륭한 자산이 있다. 인적자원이야말로 미래경쟁력의 최대의 원동력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대학의 발전 가능성 또한 무한하다 할 수 있으며 구성체 각각의 노력여하에 따라 경쟁력은 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대학당국의 의지도 강력한 만큼 우리대학의 각 구성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임무에 맞게 배전의 노력을 펼칠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대학당국은 우리대학의 훌륭한 인적자원을 보배로 꿰어주는 역할에 소홀하지 말기를 당부해 본다. 우리에게는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한 번 머뭇거리면 일 년을 뒤처지고, 두 번 머뭇거리면 10년을 뒤떨어지고, 세 번 머뭇거리면 영영 낙오하기 때문이다. 단국인 모두 촌음을 아껴 단국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혼신을 다해 보자.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