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규 동문의 LA통신-미국의 대통령 선거

▲ 미국 투표소의 일반적인 모습. 지난 3월 LA시의회 의원 선거에서 한인이 한글로 작성된 투표용지로 투표를 하고 있다. 미국 안의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 뉴욕의 퀸스 지역 등 세 곳에서 한글로 된 선거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요즈음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번 11월 2일의 선거에서 미국 대통령만 뽑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의 투표용지에는 어떤 항목이 들어있는가 살펴보자.
선출직 공직은 미국 대통령 및 부통령, 미국 상원의원, 미국 하원의원,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이 있고 또한 ‘발의안’이라고 하는 법안들이 포함되어있다.
대통령 입후보자도 공화당의 부시와 민주당의 케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주에 등록된 당원의 수가 많은 순서로 미국독립당의 Michael Peroutka, 녹색당 David Cobb, 자유당 Michael Badnarik, 평화자유당 Leonard Peltier 라는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이유와 중요 정책을 들고 각각의 부통령 후보와 함께 당당히 등록을 했다.

그리고 무소속 후보(Independent Candidate) 랄프 네이더가 ‘평화, 정의를 지지하고 공동 정부 관리와 공동의 요구를 능가한 인간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강정책을 바탕으로 하여 독립 후보자로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였다’라며 Peter Camejo를 부통령 후보와 함께 등록하였다.
각 주에서 2명인 임기 6년의 연방 의회 상원의원 중 1명을 뽑는다. ‘학생들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늘리고, 식수의 안전성을 개선하고, 최저 임금 인상을 지원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이민자였습니다. 저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힌 민주당의 현 상원의원 Barbara Boxer(63살) 후보와 ‘저는 주 의회 의원과 주 총무처장관으로 봉사했고 위험한 중범자들을 수감하여 범죄를 42% 줄인 “삼진법”을 기초했으며, 캘리포니아 주 최대의 환경 이니셔티브 중의 하나인 발의안 제204호의 입안을 공동 주관했다’는 공화당 Bill Jones(목장주, 사업가.54살) 후보 말고도 미국독립당의 Don Grundmnn(척추지압의사.52살), 자유당 James Gray(고등법원 판사.59살), 평화자유당 Marsha Feinland(공립학교교사.55살)가 출마를 했다. 임기 2년인 연방 하원의원은 각 주에서 인구비례로 캘리포니아 주 53명과 워싱턴 DC 3명을 포함해 모두 50개 주에서 438명 전부를 이번에 뽑는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의회의 상하원 선거도 한다. 임기 4년인 40명의 상원의원 중 20명은 이번에 선출하고, 나머지 20명은 2006년 선거 때 뽑는다.

임기 2년인 80명의 하원의원은 모두 이번 선거에서 선출한다. 유권자 거주 지역의 모든 입후보자는 카운티 선거관리사무소가 유권자에게 우송하는 투표용지 견본에 기재되어있다. 대통령 후보는 미국 어느 지역이나 똑같고, 연방 상하의원 후보는 각 주 마다 다르고, 각 주의 상하원 의원 후보는 자기가 사는 지역마다 다르다. 그리고 한국처럼 선거 운동 기간이 따로 정해있지 않다. 운동 방법도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그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간선도로 주변에 자기 이름만 적힌 푯말을 세워놓는 것이 전부이다.
또한 표결을 위해 일반 유권자에게 제출된 법안인 ‘발의안’(Proposition)에 대한 투표도 한다. 발의 안은 주 의회에서 회부하기도 하고, 일정한 수의 주민 서명을 받아 투표에 회부하는 ‘주민발의안’이 있다. 발의안 제1A호(지방정부 자금), 제59호(공공 기록), 제60호(정당의 선거 참여), 제60A호(주 정부 잉여 재산)는 주 의회에서 회부했고, 발의안 제61호(아동병원을 위한 공채), 제62호(개방적 예비선거), 제63호(정신건강 서비스를 위한 세금), 제64호(불공정 사업 관행에 관한 소송), 제65호(지방정부 자금), 제66호(‘삼진법’ 개정), 제67호(응급치료 서비스를 위한 세금), 제68호(슬롯머신 독점 운영), 제69호(DNA 표본 데이터뱅크 구축), 제70호(인디언 게임 협약), 제71호(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공채) 등은 주민발의안이다. 투표소에서 받는 투표용지는 한두 장이 아니라 거의 소형 책자 수준이다.
미국의 선거는 우리의 선거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꼭 무엇이 옳다 그르다 서로 상반된 주장만 지루하게 반복하기 보다는 이러한 표결로 결정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보인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