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코너는 ‘가쉽기사’

시계 바늘이 둥근 원을 그리며 달려가는 것은 단지 긴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리적인 현상인 시계침의 원운동이 인간의 감성과 궤도를 함께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남성상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시간을 몇 바퀴 거꾸로 돌려보면 변화의 차이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그 때는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대형 사각 뿔테를 쓴 남자들이 많았다. 큰 안경 때문인지 그들은 눈빛으로 대화하며 말 수가 적었다. 여성들은 과묵한 남성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지금은 어떨까.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착한 성품을 제외하고 유머 있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는 것을 갈구하는 움직임은 왜 우리의 이상이 되었을까. 현실의 고통이 그 농도를 과거와 달리한 것인지, 우리 시대의 성향이 진지함을 회피하려 하는 것인지는 논문의 주제가 됨직하다.
신문 구독자들의 성향에도 이와 같은 맥락이 있다. 특정 신문의 애독자들은 그들 나름의 취향이 있다. 때문에 신문을 받아들면 아주 정확하게 특정 지면을 펼쳐든다. 선택되는 1순위 지면은 어디일까. 1면을 제외하면 만화나 만평 코너가 가장 빛을 받을 것이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어떤 것을 원한다. 그러나 신문에 기재되는 만화나 만평은 단순히 일회성 웃음의 기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현상의 비뚤어진 부분을 웃음으로 풍자한다.
필자도 단대신문의 애독자로서 1순위 기사가 있다. 필자는 미소실소, 곰사계의 힘 있는 웃음을 사랑한다. 웃으면 웃을수록 머릿속에 채워지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지 않고 유머로 포장하는 것이 좋다. 이런 기사가 난무해서는 곤란하다. 여러 개가 겹쳐지면 자칫 공간 메우기가 될 수도 있다. 미소실소, 곰사계, 행간뉴스 등은 기사의 취지는 다르지만 독자에게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박석류<언론홍보·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