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공모가와 기업공개(IPO) 규모를 당초보다 대폭 낮춰 지난 8월 19일 나스닥 거래를 시작했다.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 구글의 성공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확산되기 전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익스플로러 대신 넷스케입이라는 브라우저를 많이 사용했다. 사실 넷스케입 이전에도 인터넷을 사용했지만 당시에는 고퍼와 와이즈라는 것이 있었다. 인터넷 이용자가 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검색도구로 야후가 나오고 웹크롤러·알타비스타·라이코스가 등장했다. 이들 검색엔진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을 분할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대체로 야후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90년대 후반 이후 인터넷 검색도구 자체의 발전은 뚜렷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검색도구를 쓰던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한글 주소가 나오는 등 나름대로의 발전이 있었지만 검색방법 자체의 발전은 아니다. 검색도구로 출발했던 여러 사이트들은 검색 외에 이메일과 쇼핑 등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포털로 발전하였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도 검색도구 보다는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컨텐츠에 관심을 더 가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구글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탄생하고 새로운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구글(Google)이라는 이름은 10의 10제곱에 해당하는 숫자인 구골(googol)에서 따온 것이다. 90년대 중반 스탠포드 대학의 박사과정에 다니던 세르게이 빈과 래리 페이지는 검색결과에서 뚜렷한 차별이 없는 기존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주목하였다. 이들은 주요 검색 사이트들이 다양한 컨텐츠로 무장한 포탈 사이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고 직접 검색엔진을 만들기로 하였다. 검색엔진은 검색자가 인터넷에서 찾으려는 내용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주어야 한다. 단순히 일치하는 글자를 포함하는 수많은 사이트나 문서를 나열하는 방법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검색결과 중에서 처음 몇 페이지만을 보고 나머지 수 천 개의 결과는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알타비스타는 거의 모든 사이트에 대하여 중요도 인덱스를 부여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또 다른 방법은 검색하려는 문자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검색 문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수록 찾으려는 문서에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구글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사이트를 중요도와 인기 순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중요도와 인기는 다른 사이트들이 얼마나 많이 참조하는가에 좌우된다. 중요한 논문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고 인용한다는 논리와 유사하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일부 비공개 컨텐츠까지도 검색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구글이라는 말은 이제 영어의 일반 동사가 되었다. 구글은 인터넷에서 무엇을 검색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두 대학원생이 시작한 새로운 검색도구 구글은 지난 달에 미국의 나스닥증권 시장에 상장되었다. 구글의 상장은 IT거품이 붕괴된 이후 IT분야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대형 주식발행이다. 회사가 창업한지 6년째 되는 해 구글은 1,500명의 직원과 수 십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였다. 하루 검색 건수는 약 2억 건에 달하고, 이번에 주식상장을 통하여 새로이 조달한 자금은 약 13억 달러에 달한다. 주당 85 달러에 발행한 주식은 계속 올라서 며칠 전 140 달러를 초과하였다. 통상 주식을 처음 발행한 후 얼마 지나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놓고 있다고 한다. 구글은 기존의 주식발행 방법과 전혀 다른 식으로 투자자에게 주식을 판매하였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는 신규 공모주식시장에 참여하지 못한다. 신규 발행 주식의 대부분은 대형 투자은행과 기관투자자, 그리고 일부 소수의 부유층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구글은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을 고집하였다. 인터넷을 통한 경매로 주식을 공모 발행한 것이다. 그것도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e-bay)를 통해서 가격을 결정하였다. 구글의 최초 가격결정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이베이에 등록한 후 누구나 경매에 참가할 수 있었다. 기존의 방식대로 주식발행을 대행하는 주간사 증권회사와 기관투자자가 가격을 정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구글의 창업자인 두 사람은 다음 목표로 마지막 검색엔진(ultimate searchengine)을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검색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찾아주는 인공지능을 가진 검색엔진이 그것이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법학·졸>
최욱  choica@k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