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일했고 싸웠다. 나는 이로 인해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미국의 선거에서 패자란 없다. 당선과 낙선에 관계없이 모든 후보는 다음날 아침이면 똑같은 미국인으로 눈을 뜨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이 지구상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영광스럽고 괄목할만한 재산이다.” “이러한 축복은 의무와 함께 온다. 우리는 지금 우리 국가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 우리는 공통의 대의를 찾아야하며 분노나 소요 없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감동을 불러일으킨 ‘아름다운 패자’ 존 케리가 선거 다음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의 한 대목이다. 자칫하면 지루한 법정 공방으로 최소한 1개월 이상을 보낼 수도 있었으나 직접 당사자인 후보가 깨끗하게 인정을 한 것이다. 승패의 분수령인 오하이오 주의 개표지연 사태를 빌미로 마지막 한 표까지 개표를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해 당선자 확정이 몇 주일 뒤로 미뤄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분열된 미국의 상황과 그에 따른 통합노력이 절실하다는 현실”을 타개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결과를 살펴보자.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3명의 선거인)는 과연 어느 후보에게 얼마의 표가 나왔을까? 총 유효표의 90%를 케리가 얻었고, 부시는 9%에 불과했다. 나머지 1%는 무소속 네이더 후보에게 갔다. 미국의 수도에서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차이로 민주당을 선택한 것이다. 반대로 와이오밍 주(3명의 선거인)에서는 69%가 부시를 지지했고, 케리는 29%를 얻는데 그쳤다.
<LA타임즈>에서 투표 당일 전국적으로 실시한 성향 조사를 보면, *결혼한 남자(31%)=부시(59%)케리(40%), 결혼한 여자(30%)=부시(57%)케리(42%), 싱글 남자(16%)=부시(40%)케리(58%), 싱글 여자(19%)=부시(35%)케리(64%) *18-29살(20%)=부시(43%)케리(55%), 30-44살(32%)=부시(52%)케리(47%), 45-64살(36%)=부시(54%)케리(45%), 65이상(12%)=부시(55%)케리(45%) *White(백인79%)=부시(57%)케리(42%), Black(흑인10%)=부시(14%)케리(86%), Latino(히스패닉5%)=부시(45%)케리(54%), Asian(3%)=부시(34%)케리(64%) *College이하(48%)=부시(54%)케리(45%), College Degree이상(52%)=부시(49%)케리(50%), *연수입 2만달러이하((10%)=부시(46%)케리(51%), 2만이상-4만이하(20%)=부시(47%)케리(52%), 4만이상-6만이하(20%)=부시(51%)케리(48%), 6만이상-7만5천이하(15%)=부시(53%)케리(46%), 7만5천이상(35%)=부시(54%)(케리(45%) *민주당 등록(40%)=부시(12%)케리(88%), 공화당 등록(39%)=부시(94%)케리(6%) *가족중 현역, 전역 군인(46%)=부시(54%)케리(45%) 가족중 현역,전역 군인 없는 사람(50%)=부시(48%)케리(51%) *개신교(51%)=부시(61%)케리(38%), 가톨릭(25%)=부시(55%)케리(44%), 유대교(4%)=부시(26%)케리(74%) *총기류 소유자(36%)=부시(65%)케리(34%), 총기류 비소유자(64%)=부시(43%)케리(56%) *이번이 처음인 투표자(11%)=부시(42%)케리(57%), 기존 투표자(89%)=부시(53%)케리(46%) *주거지 City(36%)=부시(43%)케리(56%), Suburb(교외 32%)=부시(52%)케리(47%), Small Town(20%)=부시(58%)케리(41%), Rural(시골 12%)=부시(62%)케리(37%) *세대원 중 노동조합원 있는 사람(27%)=부시(43%)케리(56%), 세대 중 노동조합원 없는 사람(73%)=부시(54%)케리(45%), *성적으로 Heterosexual(이성애자 96%)=부시(53%)케리(46%), Gay, Lesbian, Bisexual(동성애 등 4%)=부시(17%)케리(81%) *미국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51%)=부시(89%)케리(11%), 미국이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49%)=부시(11%)케리(87%) 등이다.
참고로 미국 전국의 136개의 투표소에서 5천154명의 투표자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하고, 캘리포니아 주의 50개 투표소에서 3천357명의 투표자를 직접 인터뷰한 것이다.
조금 복잡한 것 같지만 여러분 자신이 나름대로 표를 만들어 꼼꼼히 살펴보면 미국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될 것이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 LA인근 어바인 시티 시의원 선거에서 동반 당선한 강석희(왼쪽) 씨와 최석호 씨가 경쟁관계를 끝내고 어바인 시청 앞에서 밝은 모습으로 악수를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만큼이나 치열한 표 다툼을 벌인 끝에 3명의 시의원 자리 중에 두자리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