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사회과학대학·사회과학부·부동산학전공>교수

참여정부에서는 정책기조의 큰 흐름을 지방화와 지역균형개발에 두고 있고 이를 위해서 청와대에 장관급 기획단을 만들어 관련법과 제도를 새로 만들고 있다. 우선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려는 정책문제점부터 살펴보자. 첫째로, 최근 첨단기업들이 입지선정에 주안점을 두는 요인은 기술 및 知識集約的 산업인데 정부정책만으로 집적이익이나 첨단기술혁신에 대한 기업의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을 단기간에 함양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둘째로, 지역균형발전에 소요되는 그 많은 지방재원확보 역시 쉽지 않은 과제이다. 조세란 공간적 및 사회계층적 형평성 달성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조세효율원칙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와 같은 정치·사회현실 속에서 효율보다는 형평에 더 많은 재원을 배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셋째로, 중앙정부의 중추기능을 지방에 이관하려면 무엇보다도 이를 관리할 능력을 가진 전문행정인력이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 행정은 그 동안 주로 관리가 주 업무였으며 창의행정이 아닌 의존행정이었기 때문에 개발행정경험은 극히 부족한 형편에 있으며 선출된 단체장은 주민들의 생활행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행정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e-biz의 발달로 소비지에 창고만 지으면 얼마든지 신속하고 값싸게 생산품을 소비자가 원한 장소에 배달할 수 있는 시대에 과연 생산성 높은 기업이 상대적인 잇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도시를 버리고 구태여 지방에 산업을 입지하려고 할 것이며 사람들이 복지인프라가 더 양호한 대도시를 버리고 지방으로 이주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지상과제인 국토균형개발을 포기할 것인가? 국토균형문제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지상과제이기 때문에 그 동안 많은 자료분석과 정책대안들이 고안되어 왔다. 역대정권부터 지금까지 항상 변죽만 울리다 중도에 그만두었던 것도 지역균형정책이 그렇게 어려운 과제이며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정책과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불균형이 발생된 원인부터 제거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역불균형 발생은 특정지역 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사람에게는 더 좋은 삶의 질을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상대적 이익을 더 많이 주는 기업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사람이 집중되며 그렇지 못한 지역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모든 지역에 양질의 삶과 양호한 기업환경 조성하여 지역불균형 해소를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질 높은 삶의 공간을 제공해야 하고 기업에게는 수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 두 명제는 상호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책들도 따져보면 결국 위 문제에 귀결된다.
먼저 쾌적한 삶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및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그것은 곧 인력양성이며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그 지역에 양질의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어 좋은 지역사회는 자연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소요되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회적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지방재원확보를 할 수 있는 제도개선은 중요한 내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증진시킬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산업자원부에서 지역균형개발에 관한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지역산업 육성은 기존 산업을 이전하기보다는 創業을 권장하고 싶다. 첨단산업보다는 지역환경에 적절한 적정기술산업이 지역고용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지방기업인들에 의해서 산업경영도 가능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산업에 필요한 기술혁신과 개발은 또 하나의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성향은 기술 및 자본집약적이며 수출지향적 산업이기 때문에 정보통신의 발달이 눈부시게 전개되고 있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과연 지방에서 이러한 기업혁신수요를 공급해야할 필요성과 그러한 능력을 함양할 수할 수 있느냐가 지역정책의 관건이다.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화산업이 좋은 지역산업육성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일변도보다는 민간의 역량을 총합하는 협동적인 노력 즉 지역민 경쟁능력을 향상시키는 需要中心的 발상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민간기업의 협력 없는 정부일변도의 정책이 성공한 예는 없기 때문이다.
<홍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