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인근 알함브라시에서 9월 6일 열린 ''''''''거래-계약서 동일언어 법안 ''''''''(AB309) 서명식에서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앉은 사람) 서명을 마친 뒤 법안을 제안한 주디 추 (가슴에 꽃을 단 사람)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과 함께 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주위에 한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커뮤니티의 관계자들이 함께 서있다.

진천규 동문의 LA통신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 5일과 6일 두 법안에 잇따라 서명을 함으로써 마침내 법으로 확정되었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지난 5일 히스패닉 밀집지역인 LA다운타운 부근 링컨하이츠
DMV(차량교통국)에서 ''''''''불법체류자 운전면허 신청자격부여 법안''''''''(SB60) 제안자인 ''''''''길 세디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민주당) 등과 함께 서명을 했다. 이 법은 2004 년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내년부터는 소셜시큐리티 번호(SSN)가 없어도, 체류신분에 관계없이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연방국세청(IRS)이 발급하는 개인납세자번호 (ITIN)와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이 붙어있는 서류(여권)만 제출하면 불법체류자라도 운전면허증을 신청할 수 있게 돼, 지난 94년 이후 합법적인 캘리포니아 주 운전면허증 취득이 불가능했던 불법체류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ITIN번호는 연방국세청이 발급하는 불법체류자 세금보고를 위한 개인납세자번호로 지난 1986년 대사면 당시 불법체류자들의 체류사실을 증명하는 유일한 기록으로 사용된 적이있다. 합법이든 불법이든 미국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이상 세금만은 정확히 내고 살라는 것이다. 불체자의 운전면허 신청에 필요한 개인납세자번호 신청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 남가주 한인노동상담소(소장 박영준)에는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상담을 담당하는 박만훈 간사는 "일주일 동안 문의 전화가 하루에 50여 통씩 걸려와 다른 업무를 못 볼 정도이다. 이중 15명 정도가 실제 ITIN번호 신청서류작성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만큼 한인 서류미비자(인권단체에서 불법체류자를 부르는말)에게 한국에서의 신분증인 주민등록증이 없는 미국에서는 거의 유일한 신분증이 운전면 허증이다. 이곳에 살면서 거의 그럴 일은 없지만 혹시 신분증이 필요할 때가 있으면 내밀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운전면허증 밖에 없다. 그래서 서류미비자의 운전면허증 취득 허용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한편 캘리포니아주공화당회의(CRA)는 이번 불법체류자 운전면허법 무효화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서류를 주 총무처에 접수시켰다. 공화당 소속의원들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공공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법안 통과를 강력히 저지해 왔다.

또 데이비스 주지사는 지난 6일 LA 인근 알함브라시에서 흥정때 사용한 언어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한 ''''''''거래-계약서 동일언어 법안''''''''(AB309)에 서명했다. ''''''''주디 추''''''''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민주당)이 제안한 AB309 법안은 자동차 판매나 리스, 아파트 렌트, 소매 할부판매, 법률 서비스 등의 거래가 한국어, 중국어, 필리핀어, 베트남어 등으로 했을 때 같은 언어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 법안이 발효되는 내년 7월 1일 부터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한국말로 거래를 했을 때 한국어 계약서를 제시하지 않으면 계약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로써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계약서는 지난 1974년부터 시행된 스패니시에 이어 모두 5개 언어로 늘어났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그동안 스패니시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받았던 혜택을 영어 사용이 불편한 아시안 이민자에게도 모국어로 된 서비스를 받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그 어떤 이유로도 주민들을 일상생활에서 차별할 수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SB60 과 AB309 법안에 잇따라 서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그동안 SB60 법안과 유사한 법안에 대해 두 차례나 안전 등의 문제를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이번에는 코앞에 닥친 소환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 아시안 유권자를 의식해 서둘러 서명을 한 것이다. 서명 장소도 히스패닉과 중국인 밀집지역을 골라서 이벤트성으로 진행을 했다.
주민의 표를 많이 받아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어디서나 똑같다. 표만 된 다면 쉽게 생각을 바꾼다. 거꾸로 표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정치인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정치인도 만들 수가 있다. 선출직인 L.A 검사장은 멕시코 이민 3세이다. 한인들도 수가 많아지면 미국 안에서 힘이 생긴다.
<진천규>  <LA 미주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