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회 한국의 날 축제 퍼레이드가 열린 지난 9월 20일 오후 L.A 올림픽가(서울로 치면 을지로나 테헤란로 쯤). 2Km정도를 농악대, 태권도 시범, 각 학교의 마칭밴드, 회사에서 출품한 꽃차 등의 행렬이 이어진 3시간 동안, 길가에 수 천명의 주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한인타운에 있는 ''''서울 국제공원''''(아드모어 팍에서 몇해전 아예이름이 바뀌었슴)에서 연인원 3만 여명의 한인들이 참가한 축제가 열렸다. 떡복이, 오뎅, 순대는 물론 막걸리까지 있는 영락없는 시골 장터 분위기이다. 제주, 안동 등 한국의 각 자치단체와 기아자동차, 얼 스테이트 보험사, 종가집 김치 등 200여 부스도 열어 북적거린다. 1년에 한 번씩 한국의 날 축제가 열린다.

미국에 사는 아이들은 학교 가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6월 초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은 무려 석달 가까이 된다. 9월 초부터 학년이 시작돼 10월 말에 1쿼터가 끝나고 12월 22일 부터 크리스마스를 포함해서 1월 4일까지 2주넘게 겨울 방학이 있고, 1월 20일께 2쿼터가 끝난다. 4월 초에 3쿼터가 끝나면서 또 1주정도 봄 방학이 있다. 6월 초에 4쿼터가 끝나며 긴 방학에 들어간다. 물론 매주 토요일은 노는 날이다. 그리고 보통 휴일인 기념일이 월요일이어서 사흘 연속으로 노는 날이 두달에 한번 꼴은 있다. 이러다 보니 일년에 반은 노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각 쿼터가 끝나면 우편으로 성적표를 보낸다.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잘했음, 잘했음, 보통, 조금 노력이 필요함, 많은 노력이 필요함 등으로 각 과목 선생님이 표시를 하고 간단한 코멘트를 단 것이 전부이다. 그리고 한 학년에 두 번씩 학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있다. 각 과목 선생님들과 아이에 대해 긴 시간 이야기를 한다. 한국 부모들이 많은 학교에선 통역하는 사람을 요청하면 된다. 페어런츠 컨퍼런스가 있는 주에는 오전 수업만 하고 선생님들과 학부모가 일대 일로 통역(교육구청에서 파견)분을 사이에 두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해서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확실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큰아이가 8학년 봄방학 때인 내년 4월 초 9박 10일 동안 연방 국회의사당과 백악관 등이 있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 자유의 종과 독립 기념관이 있는 필라델피아, 링컨 대통령의 연설로 유명한 게티즈버어그 등 6개 도시를 방문하는 미국 역사 탐방(수학여행) 투어를 간다.
내년 4월에 가는 것을 지난 9월부터 일정표를 알려주고 가는 곳에 대해 알아보라고 시킨다.
열흘 동안의 경비가 1,800 달러이다. 돈만 지불하면 가고 싶어도 못간다. 참가하기 위해선 매거진(내셔널 지오그라피 등) 구독권유를 해야하고, 그라지 세일(창고 판매. 보통 토요일에 자기 집 앞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늘어놓으면 1달러 혹은 3달러에 꼭 필요한 사람이 사간다)을 6번 부모와 함께 해야하고, 쿠키나 파이를 세군데 다른 동네를 다니며 팔아야하고, 카 워시(세차) 티켓(3달러)을 동네사람에게 팔아서 부모중에 한사람과 같이 두 차례 세차를 해주어야하고, 스크립 오더를 다섯군데 이상(반스 앤 노블 책방 10달러 티켓, KFC치킨 5달러 티켓, 스타벅스 10달러, 피자 헛 5달러, 블록버스터 비디오 10달러, 한남체인 20달러 등을 팔면 티켓을 산 사람은 10% 정도의 할인을 받는다) 팔아야 하고, 그룹 회의에 6번 참석을 해야만 갈 수가 있다. 그라지 세일을 하는 날은 선생님이 다니면서 확인을 하고 부모와 학생의 사인을 받는다. 한번 하는데 20달러의 크레딧을 받는다. 11달러 쿠키를 팔면 4달러 40센트의 크레딧을 받고, 세차는 하는 만큼 받고, 한남체인 티켓을 한 장 팔면 5달러 크레딧을 받는다. 한남체인 쪽에서는 7달러를 학교에 기부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겐 생생한 삶의 경험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최대 800달러까지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줄일 수 있게 만들었다. 온전히 1,800달러를 내는 학생은 갈 수 없고 적게 내는 학생은 갈수 있다.
지난 주말엔 집 앞에 좌판을 벌여놓고 8학년 4학년인 두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손님들을 기다렸다. 4시간 동안 6달러 어치나 팔았다. 오늘(10월 4일) 오후엔 친구 1명과 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 가서 쿠키 51달러 어치를 팔아왔다고 싱글벙글이다. 다음 주말엔 아이들과 같이 세차를 하러 가야한다.
<진천규>  <LA 미주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