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 중심에 있는 시립도서관. 책과 책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이 연결된 P.C가 30여대, 비디오 테이프, 시디 등 시청각 자료도 넉넉히 있다. 운전면허증만 보이면 무료로 카드를 만들어 주고 책이나 테이프 등 10종류까지 3주 동안 빌려 준다. 한국 책도 많아 자주 이용한다. 30여 평쯤 되는 공간도 아주 싼 값에 주민들에게 빌려 준다. 간단한 다과만 준비하면 훌륭한 모임을 할 수 있다. 이런 도서관이 동네마다 있다.

미국은 많은 인종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나라이다.
백인과 흑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비율에서 히스패닉과 아시안의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그것이 뒤바뀌고 있다. 히스패닉이 흑인을 넘어선 것은 오래전 일이고, 최근 신생아 출생율을 보면 히스패닉이 전체의 반을 넘어섰다. 요즘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중 백인이나 흑인보다 히스패닉이 훨씬 더 많다는 말이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다시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미국의 인종 비율은 크게 바뀔 것이다. 한국의 몇몇 임산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에 와서 아이를 낳는다고 떠들썩 했지만 멕시코를 비롯한 히스패닉권이나 중국계에 비하면 그 수는 아주 미미한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교육열은 한국의 그것보다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다. 중국 사람들도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인 공부는 백인보다도 훨씬 잘한다. 심지어 영어점수도 백인보다 높게 나온다. 미국 학교에서는 통지표에 등수나 점수가 나와있지 않다. 과목별로 우수(Advanced), 숙달(Proficient), 기본(Basic), 저조(Below Basic), 미달(Far Below Basic)으로만 표시해 주고, 선생님의 의견이 길게 적혀있다. 전국적인 시험(Standardized Testing and Reporting; STAR)을 치루어도 전국에서 같은 학년 100명중에 몇 번째 정도라는 퍼센타일(Percentile)등급 정도만 나와있다.
2003학년도 오렌지 카운티(미국의 행정구역은 시티(City), 카운티(County), 주(State)로 나뉘어 있다. 우리말로 군이라고 알려진 카운티가 조금 생소하다. 주 자체 경제력만으로 세계 5위라는 캘리포니아 주에는 58개 카운티가 있다. L.A에는 L.A시가 있고 L.A카운티도 있다. L.A카운티 안에 L.A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독립적인 자치단체 이다. 시티도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서울의 ''''''''''''''''구''''''''''''''''보다는 훨씬 적고(사람 수) ''''''''''''''''동''''''''''''''''보다 조금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체적인 의회와 경찰, 소방서를 갖고 있고 교육구도 있다. 시티마다 교육 방식이 차이가 있고 방학 날이 틀리고 휴일도 틀리다. L.A를 서울로 치면 오렌지 카운티는 경기도 쯤으로 보면 무난하다.)에서 봄 학기에 치룬 STAR 통계를 보면, 4학년 전체 응시생 40,815명 중 한인학생 811명의 영어(언어;Language) 평균 퍼센타일이 69로 백인(14,695명)의 66보다 높다. 중국계(583명)의 83, 일본계(257명)의 77 보다는 낮지만 흑인(781명)의 40, 히스패닉(18,851명)의 26 보다는 월등히 높다. 수학(Mathematics) 평균은 한인 86, 중국계 92, 일본계 89, 백인 74, 흑인 45, 히스패닉 36 으로 나타났다. 오렌지 카운티에서 4학년인 한인 학생 811명의 수학시험 평균 점수가, 미국 전체 4학년 학생을 100으로 보면 86이란 표시이다. 백인 학생 14,695명의 평균이 74이다.811명과 14,695명의 비율을 잘 보아야 한다.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의 영어는 한인(523명) 69, 중국계(327명) 83, 일본계(129명) 68,
백인(14,196명) 62, 흑인(108명) 40, 히스패닉(12,175명) 30 이고, 수학은 한인 88, 중국계 93,
일본계 88, 백인 69, 흑인 40, 히스패닉 33 이다.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한인은 중국이나 일본계는 물론이고 흑인보다도 훨씬 많다. 나이가 어려질수록 히스패닉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대개 미국은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인종의 다름에 따라 사는 지역이 확연히 구분이 된다. 자동차로 불과 10-20분 정도의 차이가 나는 지역이 심한 말로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난다. L.A한인타운에서 10분 정도만 서쪽으로 가면 ''''''''''''''''베버리 힐스'''''''''''''''' 라는 곳이 나오고 10분 정도 남쪽으로 가면 ''''''''''''''''사우스 센추럴''''''''''''''''이란 곳이 나온다. 베버리 힐스는 할리우드 스타 등의 집이 있는 동네고, 사우스 센추럴은 지난 92년 L.A 흑인 폭동의 진원지인 곳이다. 아무리 집 값이 싸다고 사우스 센추럴에서 살고 싶은 한인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까지 한인들은 학군을 따진다고, 유난스럽다는 지적이 있다. 40점이나 33점 나오는 학생들이 주로 사는 곳 보다는 70점 쯤 나오는 동네에서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진천규>  <LA 미주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