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화의 사회다. 정보화의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면 바로 인터넷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인터넷 이용률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고 있는 인터넷 강국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우리 실생활에서는 여러 가지 편리함과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터넷 때문에 생기고 있는 새로운 병폐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문제점 중에서도 그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공간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파괴 현상이다.
현재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는 맞춤법이나 문법을 초월한 국적불명의 언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오염 수위가 심각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런 언어들을 일컬어 넷언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넷언어의 사용은 무엇보다 세대간의 갈등과 올바른 국어 사용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대처방안이 시급하다.
넷언어란 처음 인터넷과 같은 통신매체에서 시간과 타자를 치는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런 노력이 잘못 변형되어 한글의 파괴로 이어졌다. 그로 인해 맞춤법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특정집단 내에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비어, 은어, 속어들을 새롭게 파생시켰다. 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이런 언어들이 10대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퍼져 나가고 있으며, 마치 올바른 국어인양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넷언어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다. 통신어와 외계어, 그리고 이모티콘이다. 첫째, 통신어의 경우는 세 가지 중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 것으로 90년대 초반 PC통신의 등장과 함께 처음 나타났다. 통신어는 표기하는 방식의 번거로움과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이어 적기와 소리나는 대로적기, 음절 줄이기, 잘못된 표기 등의 유형을 띄게 되었다. 예를 들어 보면‘반갑습니다’는‘방가방가’로‘초등학생’은‘초딩’등으로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둘째로는 외계어다. 외계어는 통신상에서 네티즌들이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낸 표기 형식으로 표준어 자체를 무시한 언어를 일컫는다. 외계어와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기호들을 조합해 네티즌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새로운 언어체계를 만든 셈이다. 예를 들어‘øよøぎ　ビλĦ　コ_¤ 읍　Ｆ_しち흐ロっ　ヴ횾_≥∇≤☆’,‘ロЙ흴_ゼつじĦ㈜λı　っズき¿? ’라는 두 문장이 있다. 일반인들이 언뜻 보기에는 이게 과연 언어일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하나의 문장이다. 굳이 해석을 해 보자면‘안녕하세요 오빠 너무 멋져요’와‘메일 보내주실 거지요?’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마지막 세 번 째는 이모티콘이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의 기분 상태나 얼굴 표정을 나타낼 수 없기에 이모티콘이 그 역할을 대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 (웃음), -_-; (당황함), ㅠ_ㅜ (슬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모티콘의 경우는 인터넷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쓰는 문자 메세지의 모바일 언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런 언어들의 사용은 이제는 너무도 친숙해 생활언어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수준이다.
오늘날의 젊은 신세대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더욱 친숙한 세대다. 신세대들 사이에서는 넷언어를 모르면 심지어‘왕따’를 당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넷언어는 신세대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하다. 그들은 넷언어의 사용이 서로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유대 관계를 지속시키는 울타리가 되어준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넷언어의 사용이 젊은 신세대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시대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5백여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말 한글이 있다. 한글이어야 말로 진정한 우리의 국어이자, 우리가 지켜나가고 계승시켜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그렇기에 신세대들은 이런 넷언어의 사용이 국어를 좀 먹는 행위인 동시에 나아가 세대간의 대화마저 단절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넷언어의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과 신세대들의 올바른 국어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박정길 기자  <irisjg@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