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는 길에 어느 휴게소(Picnic Areas)의 식탁에서 컵라면을 준비하고 있다.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에 질리면 간이식으로 컵라면이 최고다. 햇반을 말아 먹어도 좋다. 멀리 다닐 때면 부르스타와 남비는 항상 가지고 다닌다.

미국엔 공원이 정말 많이있다.
웬만하면 자기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에 공원이 있다. 거의 동네마다 있는 것이 공원이다. 북한의 평양이 도심 속에 숲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숲속에 도심이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한국전때 완전히 잿더미가 된 평양은 북한 정부가 철처한 계획으로 도시계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양이외의 지역은 아주 궁핍해 보인다)공원엔 기본적으로 잔디가 깔려있고(캘리포니아 지역은 사막성 기후대라 강수량이얼마 되질 않아 스프링 쿨러를 작동해 정기적으로 물을 주어 관리를 한다. 사람이 사는 곳은 늘 푸르름을 유지한다. 멕시코에 다녀오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인위적인 경계를 지나면서 풀빛과 흙빛으로 나뉘어진다.) 바베큐 그릴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아침에 산책을 하기도 하고 휴일이면 고기도 구워먹고 간단히 준비해간 음식을 먹기도 한다.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아무렇게나 뛰어 놀아도 된다.(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은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것을 이용하는데 따로 들어가는 돈은 없다. 그저 자기가 쉬었다온 흔적만 남기지않고 오면 된다.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옐로우 스톤 등 미국의 국립공원(www.nps.gov)만 450여개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www.parks.ca.gov)은 280여 곳이다.
동네마다 있는 공원(Parks)의 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이다.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엔 캠핑을(Campgrounds) 할 수 있는 곳이 꼭 있다. 인터넷이나 우편, 전화로 예약을 받기도 하지만 선착순(First-come first-served)으로 받는 곳이 더 많다. 모두 10만개(Campsite)가 넘는다고 한다. 하루 사용료는 보통 7달러이다. 성수기이거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14달러가 넘는 곳은 없다. 두 가족이 함께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동차 2대를 주차할 수 있고, 텐트를 서너개는 쳐도 충분한 공간에 바베큐 그릴은 물론 10명쯤 앉을 수있는 식탁(Picnic table)이 한개 있고 모닥불도(Fire ring) 피울 수 있다.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있고 간단히 샤워를 할 수도 있다.
아이스박스 보다는 조금더 큰 크기(보통 45”*33”*18”)의 음식보관함(Food storage locker)도 있다. 가끔 곰이 나타나기도 해서 먹는 중이 아니면 반드시 음식물은 보관함 안에 두어야 한다. 지난 여름방학때 세코야 공원(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s)에서 3박4일 캠핑을 하는 동안, 곰 6마리와 사슴 10여 마리가 텐트 가까이 까지 내려왔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기도하고 그릇을 두드려대며 야단법석이다. 곰을 먼저 보는 사람은 그릇이나 호루라기 등으로 소리를 내서 주위사람에게 알리고 기도 하라고 교육을 한다. 물론 야생 곰이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도 야생 곰은 처음으로 보았다. 사람이 없는데 음식물이 보이면 공원 관리인(Ranger)에게 티켓을(보통 100달러) 받는다. 곰이 사람의 음식 맛을 보면 계속 내려온다고 한다.
텐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밤하늘에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까지 보이는 별을 보며 아이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잠에 빠지는 것은 또 다른 캠핑의 맛이다.
국립공원 입장료 10달러(차량 1대당, 승용차는 물론 미니 밴까지)에 캠핑 사이트 사용료만 내고, 있는 동안 먹을 음식만 싸들고 가면 그리 큰 돈 안들이고 자연 속에서 며칠 푹 쉬다 올 수가 있다.
미국엔 세금이 많다고 하지만 세금 쓰이는 곳이 이렇게 눈에 보이니 큰 불평이 없는 것 같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