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은 어느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를 판별하는 능력이다. 좋은 회사는 현재 이익이 많이 날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전망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회사의 실적이 주식의 가격에 반영되고, 주식을 산 투자자에게 이익을 남겨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더라도 항상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주식을 사야 할 시점과 팔아야 할 시점을 보는 눈이 있어야 투자자로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회사의 주식도 높은 가격에 사면 항상 손실만 보게 된다. 그런데 주식을 거래하는 방법 중 우량주를 사서 보유하는 것 말고도 당일 중 주식을 사서 조금의 이익만을 보고 바로 파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투자자는 거래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가지고 있는 주식은 별로 없다. 당일 중에 거의 다 팔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를 데이 트레이드(Day Trade)라고 하는데 자신이 거래하는 주식이 좋은 주식인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오늘이 매도 또는 매수 시점인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데이트레이더에게는 거래량이 많고, 하루 중 가격 변동이 빈번한 것이 중요한 종목선택의 조건이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중 심한 것은 하루에도 수천 번 가격이 변동한다. 거래 시간 동안 거시적인 경제 환경이나 회사의 재무 상황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전혀 변하지 않아도 가격 변화는 나타난다. 수 백만 명의 투자자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밀고 당기기 때문인데 증권거래소의 컴퓨터는 다양한 가격의 제시와 이에 따른 거래의 결과를 백분의 일초보다 작은 단위로 공표하고 기록한다. 데이 트레이더는 이러한 가격 변화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거래자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의 재무상황이 아니고 향후 수초 내지는 수분 동안 나타나게 될 가격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에 매도 주문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면 그것은 가격이 조만간 하락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매수 주문은 가격이 올라간다는 신호를 준다. 어떤 투자자는 이러한 신호를 악용하려고 주문을 제출한 후 즉시 취소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오인하여 주문을 제출했을 때 그것을 역이용하기 위해서다. 데이 트레이드는 가격이 적정한 수준으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규모의 변화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전략이며 주식의 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데이 트레이딩이 한 종목 또는 몇 개 종목을 거래하는데 비하여 프로그램매매는 최소 수십 종목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것이다. 몇 백 종목을 동시 다발로 거래하기도 한다. 데이트레이딩의 경우 예측이 빚나갔을 때 감수해야할 위험을 취소화하기 위해서 소량의 주문을 하루 종일 반복해서 거래하지만 프로그램매매는 천억원이상의 주문을 일시에 제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프로그램매매가 체결되는 경우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게되는 것이다. 한꺼번에 수백건의 주문을 제출하는 것은 사람은 불가능하고 컴퓨터로만 가능하다. 일정한 요건이 되면 자동으로 주문이 생성되고 마우스를 한번 클릭하는 것으로 수 백억원의 주문이 제출된다. 프로그램매매라는 이름은 미리 컴퓨터로 주문 생성 조건을 프로그램화해두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프로그램매매의 개념은 조금 다르다. 반드시 컴퓨터로 주문을 생성해야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여러 주식을 집단적으로 거래하는 경우(Basket 거래라고 한다)를 프로그램매매라고 한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나누어진다. 차익거래는 차익을 따먹기 위해서 주식의 집단을 거래하는 것이다. 무엇과의 차익일까? 선물가격과 주식가격의 차익이다. 양자의 가격은 항상 업치락 뒤치락하기 때문에 선물가격이 높을 때 팔고, 주식가격이 낮을 때 사면 이익을 볼 수 있다. 옵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증권거래소는 한 달에 한 번씩 선물 또는 옵션의 가격과 주식가격을 강제로 일치시키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다. 반면 비차익거래는 반드시 선물과 관련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같도록 여러 종목을 거래하는 것을 인덱스거래라고 하고, 주식이 하락하더라도 일정 수준이상의 자산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거래는 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라고 한다. 주식과 채권으로 구성된 자산의 비율을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는 거래도 비차익거래의 일종으로 자산배분전략이라 한다. 그 외 에도 비차익거래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 법학 졸>
최욱  choica@k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