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의 출산 파업이 시작되었다.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지난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 나라의 출산율은 1.17,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주요 회원국보다 낮다. 출산율 감소를 위해 지난 1980년대에 한국가족계획협회에서 내건‘둘도 많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구호가 달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 6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불임 부부의 치료비도 건강보험 혜택을 주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우리 나라의 경제는 지난 60년대 이후 급속히 발전했고, 이에 발맞추어 출산율은 점차 낮아졌다. 통계청이 ''''''''2002 출산·사망 통계''''''''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49만5천여 명으로 2001년의 55만7천여 명에 비해 무려 11.1%나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5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년 전인 1992년의 73만 명에 비교하면 3분의 2가 겨우 되는 수치다. 2002년 우리 나라의 20대 여성 인구가 298만여 명으로 92년 대비 약 9%나 감소했고, 20대 여성의 결혼 건수는 같은 기간에 16.5% 감소한 7만여 명이었다. 이에 통계청에서는 출산율 저하의 가장 밀접한 지수가 20대 여성의 결혼 건수라 분석했으며, 이 같은 추세면 2020년부터는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근년의 출산율이 빠르게 낮아진 것은 이러한 추세에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이 상승, 여성의 활발한 사회 활동, 독신 여성 증가, 육아 비용과 교육비용 상승, 청년 실업률 증가 등 여러 문제가 겹쳐지며 일어난 것. 이는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녀 보육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직장보육시설은 전국 214 곳으로 전체 2만 3424 곳의 0.9%에 불과하다고 한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청년 층 부족으로 국가 경쟁력의 하나인 노동력을 악화시킨다. 노년층을 위한 사회 복지 비용은 점점 증가하는데 비해 이 비용을 감당할 젊은 노동력조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 심각한 수요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 현재 노동인구의 평균연령은 세계 평균인 38세보다 낮은 33세.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1세기 중반에 가서는 48세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결국은 주력산업인 선박,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이 늙어갈 것이며, 기업의 국가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다.
노인인구 증가와 출산율 감소의 뒤에는 성장 잠재력 약화,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금과 국민건강보험 재정난을 가중시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는 근로계층 감축에 따른 국가의 세입 감소와 저축감소, 이는 투자위축으로 연결되므로 장기적으로 저 성장 추세를 고착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이 부작용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일부인 환경문제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의 출산율 감소는 정석인지도 모른다.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 자원의 사용 증가와 환경파괴, 이에 따른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막연히 출산율 증가를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이나 양육 보조금 지급 등 단편적인 방책은 출산율 제고 효과는 적고 오히려 재정 낭비가 심해질 수 있다.
탁아 서비스 제도의 확립, 출산 휴가의 보장, 정부의 보육정책 개선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을 기업이 지게되면, 여성의 사회 진출을 어렵게 할 소지가 있기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인구의 감소는 불가피 할 것이다. 출산률을 늘리도록 권장하는 대신에 인구를 안정시키는 공동목표를 확립해야한다. 이는 인구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감소를 줄여 주는 한편 인류의 환경적인 부담도 덜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우주 기자>  universe@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