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컨트롤(mine-control)’은 45년 동안 게임표현에 몰두해 온 이 분야의 창시자, 예술가, 그리고 웹마스터인 Z. B. 심슨(Zachary Booth Simpson)과 그 밖의 프로그래머들로 구성된 협력체이다. 심슨은 텍사스에서 태어났으며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램 언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위해 일해왔으며, 그 후 게임개발 회사 과학기술분야의 디렉터이자 예술가로 활동해 왔다. 또한 그는 스페인연극계의 디지털 프로젝션을 다루는 연극단체인 ‘La fura dels baus’과 함께 퍼포먼스작업을 하는 등, 인터랙티브 아트를 바탕으로 하여 큰 성과를 얻고 있으며, 다양한 게임예술 프로젝트 역시 진행 중이다.
1998년 이후, 마인 컨트롤은 그림자를 인식하는 영상효과를 이용한 인터랙티브 아트의 연작을 제작하였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Save The Baby?>이다. 방안에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파이프, 자전거바퀴, 그리고 나무와 같은 물체들의 그림자가 벽에 투사되어 있다. 그리고 방 안 한쪽부분에 그 그림자 위를 걷고 있는 녹색의 귀여운 외계인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반대 쪽 구석에서 울고 있는 아기가 그 외계인캐릭터를 기다리는 듯 하다. 참가자들은 벽에 그림자를 만드는 도구(파이프, 나무 등) 들을 이용해 캐릭터가 걸어갈 다리를 만들어줌으로서 그가 아기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드디어 캐릭터가 아기와 만나도록 해 준 참가자들이 그 결과에 대해 기쁨을 맞보는 순간, 의외의 사건이 일어난다. 캐릭터가 아기를 도와주지 않고 잡아먹는 것이다. 여기서 게임은 끝이다.
이 게임은 일반적인 삶의 확장으로서 행하여지는 파괴적일 수 있는 게임의 현실을 풍자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보통 현실과는 다른 체험 또는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원한다. 그리고 오늘날 가상체험에 대한 욕구는 커지지만 그것으로 기억을 충족시킬 만큼의 결과는 얻기는 쉽지 않다.

가장 고도의 비디오게임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인 인간성''''을 기본적인 전제로 하여 개발된 게임장치가 당연히 기대되었던 결과를 가져오지 않으며, 결론이 너무도 허탈하고 불쾌하게 끝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같은 문맥에서 ‘마인 컨트롤’은 “예술은 즐겁고 활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반면에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화가 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전통적인 게임과는 다른 방법으로 상호작용하는 게임의 예술을 탐구해 온 것이다.
Z. B. 심슨과 마인 커트롤의 ‘게임’들은 현대인들이 현실적으로 겪는 문제들을 예술과 잘 결합시키고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문화와 경험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특별한 체험으로서의 게임이다. 많은 예술평론가들이 이들을 ‘게임제작 전문가’가 아닌 ‘예술가’로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술대학·예술학부·서양화전공>교수
이원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