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혁명이 우리의 삶을,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거리의 소멸@디지털혁명’의 저자 프랜시스 케언크로스와 ‘접속의 시대’저자 제레미 리프킨이 예측하는 미래에 대한 안목은 정말로 뛰어나고 흥미롭다.
케언크로스는 자동차, 비행기와 같은 운송수단을 통해 그 동안 인류가 노력해온 물리적 거리제약 극복의 역사는 최근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계기로 마침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의 결합이 더 이상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The Death of Distance) 즉 시공을 초월한 인터넷 세계, 사이버스페이스를 탄생시킨 가운데 앞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변화와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프킨은 이제까지의 산업자본주의사회가 물적 자본에 바탕을 두고 재산의 소유를 추구하던 시대라고 한다면 다가오는 네트워크 사회, 사이버세계에서는 소유가 아닌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ess)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접속의 시대에서는 무엇을 소유했느냐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신이 원하는 시각에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얻는 것이 중요시되며, 물리적 자본과 재산의 소유보다는 지식정보, 기술과 아이디어 같은 탈물질화 된 것들이 보다 큰 가치를 인정받으며 또한 일과 노동보다는 오락과 쾌락과 같은 삶의 기쁨과 가치추구에 무게를 두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와 미래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생활 및 상거래 활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지급결제의 세계에서도 동일할 것이다. 이미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물리적 형태의 화폐는 사라지고(The Death of Money) 전자화폐와 네트워크화폐 또는 계좌이체를 통한 전자적 결제시대가 될 것이며 그 것은 바로 네트워크에의 접속을 통해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종래 원격지송금이나 수표의 추심에 여러 날이 소요되었지만 요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 또는 텔리뱅킹을 이용해서 순식간에 어디든지 실시각으로 자금이체를 끝내 버린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은행네트워크에 클릭해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접속결제의 한 형태인 셈이다. 교통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고속도로통행료를 지불키 위해 톨 게이트앞에서 자동차를 멈춰야 하지만 앞으로는 시속 120km로 달리는 자동차 속에서도 하이패스기능이 장착된 카드와 교통단말기의 순간접속을 통해서 간편하게 결제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신용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물리적 형태의 신용카드는 궁극적으로 사라지고 카드정보가 들어간 칩(Chip)이 내장된 휴대폰을 적외선이나 RF방식으로 단말기에 접속해서 결제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나아가서는 이와 같이 무언가 결제수단을 소유하고 다닐 필요 없이 본인의 지문이나 음성과 같은 생체정보를 카드정보와 함께 미리 네트워크에 등록해 놓고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필요할 경우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생체정보를 인식함으로써 결제를 실행하는 시대가 본격화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제수단을 분실하거나 위변조 당할 염려가 없어 좋을 것이며 그야말로 접속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전자결제의 발전추세는 결제정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의 발전과 아울러 지급결제의 방식을 현재의 유동성 교환형태에서 미래에는 부(富)의 교환 혹은 부(富)에 관한 정보의 교환형태로 바뀌는 시대가 올 가능성을 예고해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개인이나 기업의 유동성 자산은 물론 투자유가증권이나 아파트, 건물 등 실물자산까지 포함한 모든 재산(부,富)이 네트워크로 등재되어 관리되는 소위 ‘부(富)의 계정(Wealth Account)’ 또는 ‘부(富)의 카드(Wealth Card)’가 출현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부의 계정은 자산의 포트폴리오과정에서 스스로 가치증식 및 위험관리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어느 학자는 네트워크화폐 또는 인텔리젼트화폐라고 부르고 있다. 어떻든 이 같은 시대는 그야말로 케언크로스가 말한 거리의 개념이 사라진 고도의 네트워크사회에서나 가능할 것이며 또한 리프킨이 말한 접속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산업경영대학원·신용카드학과·지급결제제도론전공>
탁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