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 자금에 대한 수사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자금문제가 정계 및 사회전반에 연일 클로즈업되고 있다. 검찰은 올해 안에 수사를 일단락 짓겠다고 밝혀 강도 높은 수사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자금실상과 밝혀지는 사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정치자금문제를 짚어보면서 원인과 대안, 제시된 문제점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대선자금 파문’에 따른 특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드러나고 있는 대기업의 정치자금비리는 한마디로 ‘기성정치권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은 정치계에서 요구하면 줄 수밖에 없다며 속사정을 털어놓고, 정치권에서는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암묵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아직 이러한 정치자금문제에 있어서 ‘정답’ 또는 ‘해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특검 수사를 바탕으로 정치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정치인과 그 후원인들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사고변화가 요구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정치자금은 일반적으로 정당이나 정치자금단체의 기금을 뜻한다. 본래 당원이나 회원이 납부하는 당비·회비 등에 의하여 충당되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당비나 회비는 선거와 같은 막대한 경비를 필요로 하는 정치활동에 충분한 액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이나 재계인물로부터 직접 혹은 정치자금 단체를 통하여 정치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기부금 형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당 간부의 개인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정치자금을 확보한다.
이런 경우 자금 조달 능력이 당 간부의 지위를 결정짓게 되어 파벌정치를 조장시키기도 하고 이권에 대한 기대나 사례의 의미를 갖는 정치헌금으로서의 정치적 부패를 가져오기 쉽게 되는 것이다.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하는 제조적 시스템을 마련한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이하 정자법)’은 1965년 처음 제정되어, 여러 차례 개정됐다. 현재 누구든 이 법에 의하지 않고는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게 규정되었다. 현행 정자법은 후원회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회원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회원이외에도 금품을 모집하여 이를 정당에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비롯해 노무현 대통령, 이회창씨 등 정치권 모두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법으로 규정되어있는 정치자금이 왜 대기업과 연루되고, 비리가 일어났는가. 바로 우리나라 정당들이 지구당으로 구성된 조직선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각 정당들이 지구당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 가동에 돈을 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 지구당 소속 당원들은 각자의 세력싸움의 기반으로 정치자금을 얼마나 모으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들을 통해 정치자금을 모으고, ‘당선후’를 기약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현실 때문에 각종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정당보조금 제도는 국민적 뿌리를 갖지 못한 정당의 현실을 감안하고, 특별히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정치를 해보라는 취지에서 국민이 정치권에 배풀어준 시혜적 성격을 가진다.
당장 현행 보조금제도를 모두 폐지하는 것은 이미 거대화되고 관료화된 한국정당의 존속을 위협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체질개혁은 당장부터 이루어져야한다. 1881년 1월 7일 헨리 제임스 범무장관은 의회연설에서 영국이 ‘저비용 엄벌주의 모델’을 도입하여 금권선거와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우리는 이러한 모델을 한국형모델로 바꾸어 적용하고, 만연된 정치권의 비리를 뿌리 채 뽑아야 할 것이다.
<길지혜 기자>  tameyou@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