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선정 2002대한민국 발명대왕
한상관(산업정보대학원 생산기술학과 3학기)원우

미국에 천재 발명가 에디슨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조선시대의 최고 과학자 장영실이 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이미 오래 전 우리 곁을 떠났다. 모두 역사 속 인물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없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에디슨과 장영실을 능가할 한상관(산업정보대학원·생산기술학과·3학기)원우가 우리 대학에 있기 때문이다.
한상관(45)씨는 자타가 인정한 ‘발명가 중의 발명가’다. 그가 지금까지 발명한 제품 중 발명특허, 실용신안을 낸 것만 무려 4백50여개. 의장등록까지 마친 제품을 포함하면 9백여 개가 넘는다.
지난해 5월 19일 발명의 날에는 그동안의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특허청으로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발명대왕’이라는 칭호까지 수여 받았다. 거기에 환경산업에 기여한 공로까지 함께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현재 (주)명성테크라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상관원우. 주변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타고난 발명가다, 성공한 사업가다, 마냥 부러움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지만 정작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은 지금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전혀 화려하지 않다.
그는 천안 병천의 한 가난한 농사꾼 집안의 2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보릿고개 시절 바람조차 가리기 힘든 집들이 태반이던 그 시절, 그의 집이라고 해서 사정이 남다르진 않았다. 그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2학년이 되던 해, 가정 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너무도 공부가 하고 싶어서 제 스스로 돈을 벌어 공부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학업에 대한 그의 집념은 무서웠다. 천안에 있는 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75년에 비로소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이미 그의 나이 18살 때였다.
그 뒤로 검정고시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긴 했지만 6남매의 장남이었기에 밑으로 줄줄이 딸린 동생들 뒷바라지에 다시 한번 학업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돈을 벌기 위해 농사일을 물론이고 공사장 막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말 지독하리만큼 열심히도 살았다. 발명에 대한 그의 남다른 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였다.
“열심히 일하다보니 소규모 하청공사 등을 맡게 되었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기존의 공법보다 좋으면서 공사비가 덜 들어가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제 발명의 시작이 된 셈이죠.”
그렇게 시작된 발명 연구가 올해로 20여 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그가 발명한 제품들의 강점은 이론을 중시한 제품이 아니라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해서 발명된 제품들은 현장에서도 실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하나둘 발명이 늘어가고 제품으로도 생산되다보니 그의 생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 한 구석은 늘 무거웠다. 못 다한 공부에 대한 미련이 언제나 그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35살의 나이에 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통대)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다. 학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방통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행정학과와 교육학과에 편입,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학사학위만 무려 3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천안캠퍼스 산업정보대학원 3학기에 재학중이다.
“발명을 위해서는 배움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발명을 위해서 앞으로도 학업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나아가 저의 최종 목표는 발명으로 노벨상을 거머쥐는 것입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젊은 학생들 못지 않은 학구열을 불태우는 한상관원우. 그런 그에게 노벨상이 결코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박정길 기자>  risjg@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