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국학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윌셔초등학교 학생들이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미국에서 Thanksgiving Day는 우리의 추석만큼이나 큰 명절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칠면조 요리를 들고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의 미국 병사들과 함께 보낸 깜작 방문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을 앞두고 학교 강당에서 파티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합창, 무용, 연극 등 발표회를 수도 없이 일상적으로 한다.

본격적인 입시철이 왔다.
대학입시 수험생을 한 명이라도 둔 가정은 지난 1년 내내 숨도 제대로 쉬지못할 정도로 그야말로 숨막히는 생활을 해 왔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수능 문제 중에 정답이 2개가 나오는 등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입시 전쟁은 계속 된다.
대학 교육을 꼭 받아야만 하는가''''''''라는 철학적인 고뇌는 뒤로 미루고, 대학 입학을 목표로 지난 세월을 보내온 사람들은, 교과서적인 훈계라고 탓 할 것이 아니라, 계량화 된 점수에 맞추어 대학을 찾기 보다는 자기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 학과를 결정하길 바란다.
영어와 컴퓨터만이 살 길이라며 모두가 영어와 컴퓨터에만 매달려 모두가 영어와 컴퓨터만 잘 하는 사람 뿐 이라면 이미 그런 사람은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 영어와 컴퓨터 이외에 또 다른 어떤 것을 잘 하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어차피 사회라는 곳은 다른 사람보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더 잘하는 사람을 원하는 법이니까.
모든 사람이 이 쪽으로 가는데 나 혼자만 저 쪽으로 간다는 것이 간단치는 않다.
특히 제일 가까운 부모님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 할 것이고 고교 선생님으로부터도 썩 좋은 말을 듣지는 못 할 것이다. 이것부터 극복하는 것이 더 큰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제일 잘 하는 것이 무엇인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도 내가 제일 잘 안다. 아직까지도 그것을 잘 모르겠다면 대학 입학보다는 그것을 먼저 찾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내 계획이 서면 거기에 맞는 공부를 해서 거기에 맞는 대학을 찾아가는 것이다.
한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UC 버클리, UCLA 등 UC(University of California)계열 대학의 최근 한인 합격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9월에 시작하는 새 학기에 UC 버클리에 지원한 한인 1,739명 중 368명이 합격해 지난해(1,813명 중 413명 합격)에 비해 줄어들었고 합격률도 22.8%에서 21.2%로 떨어졌다. UCLA에 지원한 한인 학생 2,164명 중 571명만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UCLA는 올해도 전체 UC계열(Berkeley, Davis, Irvine, Los Angeles, Merced, Riverside, San Diego, San Francisco, Santa Barbara, Santa Cruz)10개 대학 중에서 가장 많은 4만4천323명이 지원해 1만338명만 합격증을 받았다. UC 버클리는 3만6천603명의 지원자 가운데 8천575명만 합격 시켰다.
한인 학생들의 합격률 하락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UC계열대가 지난해부터 적용하기시작한 포괄적 입학사정방식(Comprehensive Review)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사정방식은 대학입학 사정에서 고교 학업성적 뿐만 아니라 봉사 등 과외활동과 가정환경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소위 명문 대학이라고 해서 학교 성적만 우수하다고 해서 입학을 허가하지는 않는 것이다. 학업성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커뮤니티 봉사(동네 도서관 책 정리, 지역 재활용 센터에서의 물품 분류, 노인 장애인 시설에서 도움 등 수없이 많은 봉사가 있다)나 학교에서 합창반, 미술반 등 과외활동 한 번 제대로 한적이 없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 성적이 많이 떨어져도 홀 어머니나 홀아버지와함께 살며 어린 동생을 보살폈다든지 한 학생에게 더 기회를 주는 곳이 미국의 명문 대학이다.
상대적으로 가정 생활이 넉넉한 부모 밑에서 용돈을 받아가며,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는 고사하고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봉사활동 한번 하지않고 오로지 공부만 몰두해 성적이 높은 한인 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서 받아주질 않는 곳이 미국이다.
왜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불합격시키는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