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규 동문의 LA통신 ⑫ 미국의 교육, 미국의 ‘힘’


미국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상패, 메달, 상장 등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준다.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8학년인 우리집 두 아이들이 지난 2년 남짓동안 받아온 것만 20여 장이 넘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민 온지 얼마되지않아 말도 잘 통하지 않을텐데 무엇을 그렇게 잘했을까 싶지만, 학교 강당에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아주 좋아한다. 상을 받았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하며 책 1장이라도 더 읽고 잠자리에 든다. 학교에서는 못하는 것을 탓하기 보다는 못하지만 그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그만큼 잘했다고 상장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학습 성취도를 올리는 것이다. 썩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큰 돈 들이지 않고 학생들 기분이 좋고, 그것을 보는 선생님도 기분이 좋고, 그 학생의 부모는 얼마나 좋겠는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같은 반에서 다른 친구들을 제치고 제일 잘했다고 주는 상이 아니라, 스스로 나아졌다고 판단하면 담당 선생님의 사인으로 상장을 주는 것이다. 같은 반 20여명중에서 5명도 받을 수 있고 15명도 받을 수 있는 상인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지난해 서울의 한 신문사에서 근무하던 후배 기자가 L.A 한인타운의 한 신문사에 취업 이민 으로 와서 근무를 한다. 물론 가족과 함께 왔다. 아이가 둘인데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이가 자폐증을 갖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해 자폐증 아이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로 넘겨주기가 싫어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이곳 공립학교에 입학을 시켰다. 부모들은 가슴을 졸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보냈다. 처음 얼마동안은 잘 다녔으나, 조금 있다가 선생님으로 부터 면담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선생님에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좀 연구를 해보겠단다. 다시 얼마있다가 이번엔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면담 연락이 왔다. 담당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교육구에 문의를 하여, 아이에게 맞는 이중언어(영어, 한국어)를 하는 전담 선생님을 붙여 주겠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고 학교에 보내고 있다. 아주 잘 적응을 하며 다니고 있다. 물론 단 한푼의 돈도 들어가지 않는다.
미국엔 소위 장애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가 따로 없다. 조금의 장애가 있든 장애가 없든 모두가 똑 같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장애가 없는 아이들은 어디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보살피며 같이 생활을 하고, 공부도 도와주고 하며 장애의 불편을 함께 나누며 지내는 것이다.
얼마전 소위 ‘왕따 동영상’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상남도 창원의 한 중학교 교장 선생님의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고인의 꽃에 쌓인 영정을 들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두운 모습으로 서있는 교정을 돌고 있는 사진을 신문에서 보았다.
그렇게까지 된 상황이, 아주 화가 날 정도로 싫었다.
(LA 미주한국일보 기자)

캡션 : L.A 베버리힐스 고교 11학년 강신용Jr.군이(오른쪽. 한인타운에서 CPA로 활동하는 강신용씨의 장남이다. 이름 뒤에 주니어를 붙여서 자기 아버지와 똑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다. 우리와는 다른 풍습이다.) 지난 2월 12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 22회 L.A카운티 교육국(LACOE) 10종 학력경시대회에서 베버리 힐스 고교가 총점 6만점 중 4만 6천29점을 얻어 4만 5천 572점에 그친 버뱅크 고교를 457점차로 따돌리고 최종 우승팀으로 확정되자 종합우승 상패를 들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