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쟁점 웰빙(well-being)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환경 친화적 삶을 누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머리 위로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는 침대 위에 앉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서 잠들어 있던 몸을 깨운다. 유기농 쌀로 지은 쌀밥과 유기농 야채로 만든 샐러드를 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학교에 온다. 점심은 집에서 미리 가져 온 생식으로 영양을 보충한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다음주에 있을 토론 수업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친구들과 근처 커피숍에 들렀다. 커피를 좋아하던 예전에는 자주 오던 커피숍이지만,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허브차를 주문한다. 저녁에 잡혀있는 술 약속을 정중히 거절하고 요가를 배우러 간다. 요가와 명상을 통해 몸도, 정신도 날로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가를 마치고는 스파(물을 이용한 시설, 온천)에서 마사지를 받고, 또 스파도 즐긴다. 집에 돌아와서는 돼지고기나 소고기가 아닌 생선을 반찬으로 밥을 먹으며, 하루동안 쌓인 피곤을 다시 스트레칭으로 풀어준 후 잠자리에 든다.
드라마 속 얘기가 아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요즘 이런 사람들이 부쩍 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 생각하며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영위하고자 하는 새로운 생활 문화가 등장했다.
바로‘웰빙(well-being)’이다. 원래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이나 안녕, 복지를 뜻하지만, 현재 문화적, 생활 코드로 읽히고 있는 웰빙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하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함을 의미한다.
웰빙족들은 밖에서 값비싼 음식을 사먹기 보다 집에서 화학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게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 더 이상 가공식품이나 냉동식품, 패스트푸드를 찾지 않고 유기농 농산물로 만들어 먹는 것을 선호한다. 또, 커피와 탄산음료 대신 녹차와 허브차를 마시는 등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식습관을 통해 몸을 길들여 가고 있다. 아로마 테라피(향기 나는 식물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향기요법)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 등의 자연요법에도 관심이 많다.
한편, 이들은 마음의 건강도 중요시하고 있어 요가와 단학(도교의 한 수련법) 등에서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정신수양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웰빙 문화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시의 오염에 찌들어 있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물질적인 것만을 좇아온 사람들은 지친 몸을 쉬게 하고,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웰빙 문화에 찬성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웰빙이 지나치게 상품 위주로만 다뤄지고 있는데다가 웰빙과 관련한 상품들이 모두 고가라는 점에서 지나친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라는 주장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유기농 쌀과 야채는 일반 농산물에 비해 2배정도 비싼 가격이며, 스파와 요가 등 운동과 관련한 상품의 값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진정한 웰빙은 많은 돈을 들여야만 혹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야만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그것을 통해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다. 웰빙 문화가 본래의 의미를 살려 제대로만 정착된다면, 우리 모두가 심신의 조화를 이루며 환경 친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방유미 기자]0166500428@dankook.ac.kr
<방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