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쟁점 한국영화 관객 1천만 시대- 관객동원 1천만 시대의
‘허와 실’을 찾아서

외국 언론들이 한국영화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영화는 최근 관객 동원 1천만명 시대라는 그야말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최근 시장성과 작품성이 동시에 한 단계씩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 영화시장에서도 우리 영화는 주목받고 있다.
이 현상은 최근 개봉된 두 작품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실미도’는 지난 2월 19일 전국에서 1천3만3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꿈의 기록’으로 여겨지던 1천만 고지를 넘어섰다. 전국 3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 한 지 58일째 만이다. 이는 관람 가능한 15살 이상 인구 3천7백50만명 중 약 27%를 차지한다. 하루 평균 17만3천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셈이다. 이어 지난 2월 3일 개봉된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13일 만에 5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실미도’가 세운 기록을 무려 6일이나 단축했다. 2월 20일 기준, 스크린 수만 무려 5백13개로, 전국 스크린 수가 대략 1천2백여 개 임을 감안할 때 무려 전국 스크린의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까지 전국관객 8백74만3천8백49명을 기록했으며, 언론들은 다음주 중으로 ‘실미도’에 이어 1천만명을 돌파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갖가지 신기록을 세운 이 두 편의 괴력의 영화가 과연 한국 영화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인지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 역시 집중되고 있다.
1천만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한국영화의 힘은 과연 무엇일까? 편당 관객 1천만 시대의 도래가 가능했던 데는 우선 최근 4∼5년 동안 비약적으로 늘어난 멀티플렉스의 공이 컸다. 이는 역대 흥행작들이 전국 관객 1백만명을 모으기까지 걸린 시간을 따져보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의 비용이 홍보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젠 하나의 전략이 되어버린 마케팅에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광고의 힘이다. 사람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냥 스쳐가기 쉬운 곳까지 공략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두 가지 관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경기 침체 시기에 가장 우선순위로 영향을 받는 것이 문화생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천만명을 기록 했다는 것은 문화산업의 희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나라와의 외교문제가 더 이상 외교관의 역할만은 아니다. 좋은 영화, 더욱이 한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써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특정세대로 정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1천만명이 영화를 봤다는 것은 15세 이상의 영화인경우 영화 관람 가능자 3명 중 1명이 영화를 본 셈이다. 이처럼 여러 세대가 함께 문화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영화의 압도적인 흥행으로 인해 이에 못지않은 좋은 작품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 채 극장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이러한 영화들은 개봉한지 2주를 넘기지 못하고 내려지고 있다. 특히 제작비가 넉넉하지 못해, 홍보를 많이 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기 때문에, 영화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종의 신드롬처럼 입소문과 분위기에 휘말려, 남들이 보니까 나도 봐야 된다는 의무감에 영화를 보게 됨으로 관객의 선택범위가 좁아져서 다양한 문화경험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유명배우와 흥행감독이 만든 영화가 성공한다는 공식이 성립되어 편파적인 관람과 평론을 한다는 우려도 높다. 이로 인해 1천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는 했으나, 우리나라의 문화시장이 한층 더 성숙해 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영화 1천만 관객 동원 시대! 이제 우리나라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의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밥을 먹을 때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 되는 것처럼 영화를 봄에 있어서도 관객의 다양성이 필요한 때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


◀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장민정 기자>  stump082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