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地上)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대학(大學)이다」. 영국의 제 15대(代) 계관시인(桂冠詩人) 존 메이스필드(John masefield)의 명언(名言)이다. 왜냐. 대학은 먹고 마시고 노는 향락(享樂)의 놀이터가 아니다. 소유(所有)의 살벌한 싸움터도 아니다. 권력추구의 그 추잡한 각축장(角逐場)도 아니다.
젊은이들이 모여서 최고(最高)의 지식과 기술을 열심히 연마하는 학문의 전당(殿堂)이요, 나라의 고급인재(高級人材)가 되기 위하여 부지런히 인격(人格)을 갈고, 진리(眞理)를 추구하는 창조(創造)의 상아탑(象牙塔)이다.
이 세상에 대학처럼 아름답고 희망이 넘치고 꿈을 간직한 곳이 없다. 젊은이는 위대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한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청년교육 여하(如何)에 달려 있다」라고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갈파했다.
「낙망(落望)은 청년의 죽음이다. 학생이란 무엇이냐. 미래의 무기(武器)를 준비하는 자다.」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선생의 금언(金言)이다. 장차 민족의 지도자가 되기 위하여 대학의 젊은이들은 어떤 무기, 어떤 자본(資本)을 준비해야 하느냐. 나는 세 가지의 자본(資本)을 강조하려고 한다.
첫째는 야성(野性)이다. 젊은이여. 야성의 인간이 되어라. 야성이란 무엇이냐. 강한 생명력이요, 씩씩한 힘이요, 발랄한 기운이요, 진취적 기상(進取的 氣象)이요, 적극적인 태도요, 역경(逆境)에도 전진하는 패기요, 시련(試練)을 극복하는 의지력이요, 칠전팔기(七顚八起)하는 용기다.
인도의 위대한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첫째 의무(義務)는 자기의 심신(心身)을 강건(强健)케 하는 것이다.」 건강은 인간의 기초(基礎)자본이다. 인생의 대업(大業)을 성취하려면 먼저 몸이 튼튼해야 한다. 창백한 박지약행(薄志弱行)의 인간은 결코 큰 일을 이루지 못한다.
나는 1962년 여름 하이드파크에서 70세의 노신사가 20대의 젊은이처럼 보무당당(步武堂堂) 생기(生氣)발랄하게 걷는 것을 보고 충격적인 감동(感動)을 받은 일이 있다. 「영국사람은 걸음걸이가 다르구나!」.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걸음걸이를 보라」라는 말이 있다. 「걸음걸이는 인간의 운명(運命)을 지배한다」라는 말도 있다. 단대(檀大)의 젊은이들이여! 생기발랄하고, 활기(活氣)충만하고, 원기(元氣)약동하는 늠름한 청년들이 되어라. 그래야만 후일(後日) 큰 일을 할 수 있다.
둘째는 지성(知性)이다.
단대생들이여. 총명(聰明)한 지성인이 되어라. 우리는 명석한 두뇌와 현명한 판단력(判斷力)과 슬기로운 총기(聰氣)와 냉철한 논리적 사고(論理的 思考)를 할 줄 아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 사색하고 스스로 탐구하고 제발로 서라」. 우리는 냉철한 자주적 사고인(自主的 思考人)이 되어야 한다. 지성이란 무엇이냐.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진리(眞理)와 허위(虛僞)를 분간하는 능력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렸는지를 올바로 판단하는 것이다.
잘못된 사고(思考)에서 잘못된 판단이 나오고 잘못된 판단에서 잘못된 행동이 나오고 잘못된 행동에서 잘못된 결과가 나오고, 잘못된 결과에서 악(惡)과 불행(不幸)이 생긴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사리판단(事理判斷)을 하는 것이다. 위대한 지혜(智慧)의 스승인 공자(孔子)는 이렇게 말했다. 「사무사(思無邪)」. 우리의 생각에 사악(邪惡)한 것이 없어야 한다. 악한 생각을 하지 말라. 인간이 사심(邪心)과 사리사욕(私利私慾)과 과욕(過慾)에 사로잡히면 누구나 오판(誤判)하고, 잘못된 행동을 한다.
탐욕(貪慾)은 인간의 이성(理性)을 마비시키고 양심(良心)을 혼탁하게 하고 정의감(正義感)을 혼미(混迷)하게 만든다. 광명정대(光明正大)한 정신의 소유자가 올바른 사리판단을 할 수 있다.
셋째는 덕성(德性)이다.
젊은이여, 덕(德)이 뛰어난 사람이 되어라. 덕이란 무엇이냐. 착한 것이요, 성실(誠實)한 것이요, 선(善)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요, 인생의 정도(正道)를 갈 수 있는 힘이요, 사람다운 도덕품성(道德品性)을 지니는 것이다. 덕은 인간의 뿌리요, 인격의 기둥이요, 정신의 근간(根幹)이다. 덕의 뿌리에서 성실, 근면, 신용(信用), 예절, 겸손, 사랑, 협동(協同), 양보 등 여러 가지의 덕목(德目)이 생긴다. 그러므로 유교의 고전(古典)인 중용(中庸)에는 이런 명언들이 있다.
「성자(誠者) 천지도야(天之道也). 성지자인지도야(誠之者人之道也)」.
성실은 하늘의 길이요, 성실을 실천하는 것이 사람의 길이다. 농(農)은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요, 성(誠)은 인생의 대본이다. 성실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근본이다. 양심도 중요하고 지성도 중요하다. 그러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덕성이다. 덕성이 없는 야성(野性)은 폭력(暴力)으로 전락하기 쉽고, 덕성이 없는 지성(知性)은 고등지능범(高等知能犯)이 되기 쉽다.
우리는 견고한 덕성의 기초위에 야성과 지성을 건설해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인생관(人生觀)이요, 바람직한 가치관(價値觀)이다.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