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witch)는 마녀라는 뜻이다. 트리플위칭데이는 세 명의 마녀가 심술을 부리는 날로 통한다. 매년 3월, 6월, 9월 및 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이 바로 그날이다. 세 명의 마녀는 주가지수선물시장, 주가지수옵션시장 그리고 개별주식옵션시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세 명의 마녀가 어떻게 심술을 부리기에 그렇게 이상한 이름을 붙여 놓고 며칠 전부터 온갖 추측을 다하는 것일까? 특히 이 날 주식시장과 선물ㆍ옵션시장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3시까지 30분 동안 수 조원이 오가는 거래가 집중된다. 이 시간 중에는 주가의 변동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짧은 시간 동안 몇 배를 벌기도 하지만 한 순간에 몽땅 털리는 비극도 나타난다. 아주 짧은 시간에 수 천억원의 주문이 나오면 주식시장 전체가 출렁거리지만 사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개인 투자자는 트리플위칭데이, 특히 오후 2시 이후에는 거래를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트리플위칭데이에 대해서 알려면 우선 프로그램매매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프로그램매매를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주식을 한 두 개의 종목이 아니라 수십 종목씩 집단적으로 거래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컴퓨터로 프로그램하느냐 마느냐는 두 번 째의 문제이다. 주식을 집단적으로 거래하다 보니 덩치가 크고 시장에 미치는 효과도 상당하다. 트리플위칭데이가 프로그램매매와 관계있는 것은 바로 이 날이 주가지수선물ㆍ옵션시장의 최종 결제가격을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 어느 사람이 주가지수선물을 115포인트에 1계약을 매수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이 지불한 돈은 115포인트×1계약×50만원×15%=8백6십2만5천원이다. 마지막에 붙은 15%는 증거금율이다. 모든 투자의 기본 원칙은 자기가 산 것보다 비싸게 파는 것이므로 이 사람은 적어도 주가지수선물의 가격이 115포인트 보다 높아야 이익을 본다. 그런데 트리플위칭데이에는 그 날의 마지막 주가지수로 주가지수선물의 손익을 결정한다. 즉, 마지막 주가지수가 116포인트이면 주가지수선물가격도 116포인트로 간주한다. 이럴 경우 선물을 115포인트에 산 사람은 가격이 1포인트 올랐으므로 이익을 본다.

이 사람의 이익은 (116포인트-115포인트)×1계약×50만원=50만원이다. 하루 동안의 수익률은 5.8%이다. 하루에 5.8%를 벌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여기에서 프로그램매매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종료할 무렵인 오후 2시 50분 경 대량의 프로그램매도가 나오면 주가지수가 순식간에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날의 마지막 주가지수가 114포인트가 되면 반대로 하루에 5.8%를 까먹게 된다. 마찬가지로 하루에 5.8%를 까먹으면 노숙자가 되는 것이 시간 문제일 것이다.
프로그램매매는 선물ㆍ옵션 최종거래일, 즉 트리플위칭데이에 가까워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그 날의 오후 2시 30분이후, 특히 주식시장의 마지막 가격이 결정되는 오후 2시 50분부터 3시 사이에 가장 집중된다. 지난 주 목요일인 3월 11일의 예를 들어보자. 이날은 올 해 처음으로 다가온 트리플위칭데이이다. 이 날 하루 동안 거래된 프로그램매매는 매도가 1조2천억원, 매수가 7천8백원인데, 이 중 2시 50분 이후 거래된 금액이 매도가 8천5백억원이고, 매수가 6천5백억원이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매매가 마지막에 거래된다. 만일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선물ㆍ옵션 또는 주식을 거래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다행히 3월 11일에는 주가지수는 변동이 극심하지 않아서 직전 지수대비 0.07%정도 하락했을 뿐이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 보면 1%이상 변동한 경우도 상당히 있었다.
트리플위칭데이의 마지막에 주가지수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나라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물ㆍ옵션의 최종 결제방법을 바꾸기도 하고, 프로그램매매 주문에 대하여 투명성을 높이려는 제도를 채택하기도 했지만 누구도 아직 완벽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자를 채택하여 누구든지 마지막 시간 중 프로그램매매를 체결하려는 사람은 미리 그 내용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행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11일의 경우도 이 제도의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차장·87 법학 졸>choica@kse.or.kr
최욱  choica@kse.or.kr